분노 처방전/ 남편 내 편 만들기, 아이 낳고 하면 늦다
엄마들이 제일 힘든 일이 공부시킬 때이다. 일상에서 반복되는 일 챙길 때는 그나마 조심하면 된다.
문제는 공부다. 똑같은 문제를 계속 틀리거나, 몇 번을 읽어주고 다시 물어보면 몰라! 한다.
30분이면 후딱 해버릴 숙제를 한나절 앉아있질 않나 빼먹고 풀기, 조금만 자세히 읽으면 풀 수 있는
문제를 매번 틀린다. 앉아있는 자세가 공부를 하겠다는 건지 말겠다는 건지 모르겠을 때 속이 뒤집어
진다.
아이랑 한참을 씨름하고 있으면 밥이고 뭐고 아무 생각 없어진다. 이럴 때 퇴근해 들어오는 남편이
한마디 한다. 기분 좋게 들어왔는데 애를 잡고 있는 장면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 됐어 그만해! 그런 소리 듣고 애가 공부하고 싶겠어?" 한다는 소리가 고작 이렇다.
“ 그럼 당신이 해 보든지, 그렇게 잘 하면. 그만하라고? 그만하면 이거 내일까지 해 가야 할 숙제라고!"
” 지가 알아서 하라 그래. 가만 두면 다 알아서 할 걸 당신이 못 기다려서 그런 거잖아. 밥이 나 줘 “
"뭐 밥이나 줘? 당신 나랑 왜 결혼했어? 내가 뭐 이 집 파출부인 줄 알아? "
이렇게 해서 아이 싸움이 부부싸움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아이 키우다 보면 다른 힘든 건 다
견디겠는데 남편이 빈정댈 때 제일 화가 난다. 기분이 상하면 밥이고 뭐고 다 귀찮다. 남편은 그날
라면으로 때우고 다음날 아침부터 빈속으로 출근한다. "네가 차려주는 밥 안 먹고도 살 수 있어!"
묵비권 부부싸움으로 이어진다. 날마다 이러고 산다. 아이 숙제 도와주다 남편과 2차전으로 끝난다.
이럴 때 남편이 어떻게 하면 좋을까? 남편은 하루 종일 아이랑 씨름하느라 피곤한 아내가 공부 때문에 신경이 예민해 있으면 슬쩍 분위기를 바꿔주는 게 좋다.
" 애 공부시키느라 피곤하겠어 여보. 일단 밥부터 먹고 씻은 다음 얘기 다시 해. “. " 밥 먹고 어떤 숙제인지 내가 볼게. 당신은 좀 쉬고 있어 "
일단 퇴근해서 집에 오면 피곤하더라도 육아에 함께 참여하고 있다는 마음을 전할 필요가 있다. 남편들은 아내가 아이들에게 짜증을 내면 일단 불편해한다. 이럴 때 아이 보는 앞에서 화를 내면 수습하기 힘들다.
“그러니까 그게 바로 당신 문제라고. 짜증내고 화내면 더 말 안 듣는 걸 알면서 아이 엄마란 사람이
그것도 못하면서 큰 소리야! “로 들린다. 게다가 배우자에 대한 불만이 " 나한테도 저렇게 행동하더니
애한테 똑같이 하잖아." 하는 생각이 들어 아이를 편든다는 게 자신이 하고 싶었던 말을 한다.
부부 중 하나가 아이에게 화를 내고 있을 때, 제삼자 입장에서 듣고 있으면 뭐가 문제인지 뻔히 보인다. 화가 나면 말실수를 하게 된다. 화가 나면 할 말 못 할 말 쏟아내게 되고, 상황을 차분하게 살필 여력이 없다. 이럴 때 제삼자 입장에서 이성적으로 이야기하면 부부싸움이 된다.
우리 집은 부부 중 욱하고 화를 표출하는 사람이 나였다. 아이에게 화가 잔뜩 나서 혼을 내고 나면
남편에게 이해받고 싶어 진다. “당신도 봤지, 제가 저런다니까! ”하면 말 안 하고 싶지만 당신이 물어보니 대답하는 거야라는 표정으로 말을 덧붙인다.
“ 가만 내버려두어. 하든 안 하든 지가 알아서 하게 두라고. 당신만 고치면 우리 집은 아무 문제없어 “한다. 평소 하고 싶었던 말을 아이와의 관계 갈등을 빗대서 표현한다. 그러니까 자신만 힘들었던 게
아니라 아이도 똑같이 힘들겠구나 싶은 마음에 용기를 내서 말한다. 불길이 이렇게 번지면 갈등은
쉽게 마무리되지 않는다.
하루는 아이들 다 키우고 남편에게 물어봤다. “당신이 문제야, 당신만 변하면 아무 문제없어 우리 집!
했던 말 기억해? “ 했더니 “내가 그랬나? 기억이 잘 안 나는데”한다. 모르쇠로 일관한다. 상처 준 사람은 기억에 없고 상처받은 사람만 남는다.
결국 자녀를 잘 키우기 위한 대화였는데 부부의 방관적, 비판적인 태도가 관계를 더 힘들게 했던 것 같다. 결국 자녀와의 갈등보다 부부 연결이 더 중요하다. 남편은 하루 종일 아이랑 지내지 않고 잠시 저녁에 만난다. 객관적인 입장에서 본다고 하지만, 상황을 모두 아는 게 아니다. 많은 시간을 자녀와 지내는 부인 입장에서 함께 마음을 내는 연결이 필요하다. 그리고 남편의 협력과 지지가 부인에게 육아에 집중할 수 있는 힘을 준다. “자녀 이전에 부모다. 배우자와 잘 지내는 것이 자녀에게 최고의 선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