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by 진진

"아니 조사 받는 데 강아지를 데려오면 어떡해?"


구로경찰서 앞에서 김 실장을 기다리던 이 대표는 그만 소리를 질러버렸다. "이 사람아 이게 장난이야?"


김 실장은 머쓱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작고 하얀 시츄를 놓지 않았다. 품속에 안긴 시츄는 이 대표를 향해 표정을 구긴 채 으르렁 거렸다.


"집에 혼자 두면 안 돼요. 요즘 상황이 이래서.." 김 실장은 후줄근 한 자기 모습 한 번 내려다 보고는 이 대표에게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 사랑이는 못 짖어요."


김 실장 품 안의 개, 그러니까 사랑이는 으르렁 거리며 입을 벌렸지만 '멍멍' 하는 소리는 못 내고 그냥 '밍밍' 하고 바람 새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진짜 짜증나네. 일단 들어갑시다." 이 대표가 먼저 앞장서 경찰서 로비로 들어섰다. 이 대표는 두리번 거리지도 않고 곧장 1층 복도를 몇 번 꺾어 들어가더니 강력3팀 문 앞까지 갔다. 문을 몇 번 두들기고는 조심히 문을 열었다.


"홍 팀장님. 저 왔습니다."


"아 네..네.." 전화 통화 중이던 강력3팀 홍팀장은 손짓으로 쇼파를 가리켰다.


"강 형사. 나 왔어."


"네네. 늦으셨네요." 강 형사는 흘깃 이 대표를 쳐다보더니 말했다. 뒤이어 '밍밍' 바람새는 소리가 나자 고개를 돌렸다. 출입문 쪽에선 김 실장이 사랑이를 안고 들어섰다.


"사랑아 여기선 조용히 있어야 돼. 이놈 하고 잡아간다 무서운 경찰 아저씨들이."


표정이 한 껏 사나워진 사랑이는 강 형사를 보더니 목을 흔들 거리는 강아지 장난감처럼 입을 벌리며 쉼없이 움직였다. 힘겹게 입을 벌려댔지만 소리는 없었다.


"아 이 친구가 키우는 개인데 맡길 곳이 없어서 어쩔 수 없었대. 짖지는 못한 다니까 이해를 좀 해줘."


"아뇨..네. 그렇습니다. 조치를 우선..아닙니다 죄송합니다." 홍 팀장은 전화로 한소리 듣는 듯 하면서 담배를 하나 꺼내물었다. 김 실장이 안고 있던 사랑이와 눈이 마주쳤다.


그 모습을 본 김 실장이 쭈뼛거렸다. "어..그.." 강 형사를 마주보고 책상에 앉은 김 실장이 고개를 돌리더니 홍 팀장을 쳐다봤다. "저희 개가 담배 연기를 힘들어해서요. 그..나가서 좀 피시면 어떨까요..어차피 경찰서가 다 금연이기도 하고.."


강 형사는 어이 없는 듯 김 실장을 쳐다봤다. 홍 팀장은 담배를 분질러 버리고는 사무실 밖을 나왔다. 옆에서 가만히 이 모습을 지켜보다 막내 이 형사는 눈치를 봤다.


이 대표는 이를 악 물더니 일어나서는 김 실장의 멱살을 잡았다. "야 이 새끼야. 여기 지금 누구 때문에 와있는 줄 알아 새끼야. 장난도 정도껏 쳐야지 새끼가!"


김 실장의 옷깃을 잡은 이 대표의 손. 사랑이는 소리 없이 멍멍 거리다 그대로 물어버렸다. '악!...' 이 대표가소리를 지르려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홍 팀장과 눈이 마주치면서 비명을 삼켜버렸다. 이 대표 손끝에서 조금 피가 났다.


"아이구 강아지 귀엽네 시츄인가?" 홍 팀장이 김 실장에게 말을 건넸다. "낯선 곳에 오니까 무섭나보네. 우리 집 짱아랑 비슷하게 생겼어~" 홍 팀장이 김 실장 앞에서 사랑이와 눈을 마주쳤다. 이 대표는 멋쩍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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