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by 진진

"모텔은 지옥이야." 사건이 벌어진 XX동 모텔 사장은 투덜대며 담배를 물었다. 얼굴에 비열한 웃음이 떴다.


"아줌마 여기서 담배 피지 마세요."


오전에 현장 검증을 다녀오면서 사장인 아줌마도 함께 조사실로 데려왔다. 직원으로 오래 일했는데 정확히 나이가 몇살이고 고향이 어딘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아는 게 없었다.


살인사건이 있었다. 범인이 마약을 했다고 생각했다. 시체는 꼴이 말이 아니었다. 범인은 그 모텔 알바생이었는데 아령으로 자기 머리를 부숴버렸다. 피해자는 손님이었다.


"아주 좆같네요." 방문을 열어본 수사관이 말했다. "이런 현장 나온 게 진짜 손에 꼽는데, 아주 거지같은 곳이 걸렸네요." 방안에선 비린내가 났다. "모텔이나 조사하고 있고 하.." 수사관은 계속 투덜댄다.


현장에 있던 경찰 과학수사대는 현장 촬영을 다 마치고 정리중이었다. 시신은 촬영 후 미리 옮겨뒀다고 말해줬다. 화장실에선 마약 반응이 있었고, 가해자는 세면대 앞에 누워있었는데 피해자는 문 앞에 서서 죽어있었다. 사진을 보여줬는데 그 모습을 그냥 '죽었다'고 하는 게 맞을지 모르겠지만. 담당 형사들이 송치해오겠지만 미리 봐도 좋겠지.


현장이라는 게 궁금해 한번 와봤다. 모텔은 사건의 배경으로 쓰기 딱 좋은 곳인가 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낯선 이들이 모여든다. 음흉한 냄새가 난다. 벼랑 끝에 몰린 이들이 많다. 모텔로 즐비한 낯선 골목은 젊은이들이 모이는 번화가의 그것이 아니라면 대개 비슷하다. 늙어가는 이들이 자신의 젊은을 아쉬워하고, 늙으면서 딱히 배운 게 없는 듯 10대처럼 치기어린 행동을 하는 곳이지. 모텔 사건이 워낙 많으니.


"그래서 아줌마 이젠 뭐하시게요. 영업 계속 하실 수 있어요?"


질문을 듣더니 아줌마가 헛웃음을 치면서 처다봤다. "무슨 소리하는 거야. 모텔하다 할 수 있는 게 어딨어. 모텔 가는 년놈들이나 모텔 하는 년놈들이나 다 마찬가지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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