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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크나인 May 21. 2021

환경을 바꾸니 행동도 바뀌었다

조금씩 주변을 바꿔보자

변화라는 것은 참 쉽지 않다.


변화라는 것은 익숙함을 포기하는 것이다. 무언가에 익숙해졌다는 것은 편안함을 뜻하는데 이 안락함을 버리고 또다시 불편한 적응기간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인간은 변화를 꿈꾼다.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편안함을 놓치기는 싫지만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기색을 드러내곤 한다.


이럴 때 주변 환경에 변화를 주면 심장에서 또 다른 펌핑이 일어난다. 사실 변화라는 것은 그렇게 거창한 게 아니다. 직장을 옮기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만이 변화가 아니다. 소파나 식탁, 침대의 위치를 바꿔보거나 새로운 조명이나 블라인드를 교체한다든지 공기정화 식물을 들여오는 것까지 일상에서 우리가 언제나 만지는 것 그리고 시각적으로 보이는 것들에서 이전과 다른 새로운 환경을 만들어보는 것 또한 큰 변화다.


우리 가족(나, 아내, 반려견 설이)은 얼마 전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다. 반려견에게 산책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왜 산책을 해야 하는지 알면서도 그 전 집에서는 그렇게 산책 나가기가 싫었다. 이유는 명확하지 않은데 산책 나가기까지 그 과정이 굉장히 거추장스럽고 귀찮게 느껴졌다. 아내와 함께 가면 무거운 엉덩이를 떼고 길을 나섰지만 혼자서는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러나 이사를 온 뒤 나는 반려견 설이와 함께 매일 아침, 저녁으로 1일 2산책을 꾸준히 하고 있다. 산책이 즐겁고 풀내음이 향기로웠다.



그 이유를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사 오기 전에는 앞 집에서 송아지만한 개 두 마리를 키웠는데 산책을 나가면 그렇게 짖어댔다. 울타리를 넘을 정도로 높이 점프를 뛰어 위협을 느꼈다. 또 한 가지는 산책로로 가기까지 굉장히 많은 걸음이 필요했다. 왕복 6차선의 찻길도 건너야 했다. 주말이면 사람도 많았는데 설이가 배변활동을 하기라도 하면 배변봉투를 항상 지니고 다니며 재깍 치웠음에도 왠지 다른 사람들에게 미안하고 죄를 짓는 기분이 들었다.


여기서는 그런 게 없다. 산책로 조성도 잘 되어 있고 거리도 가깝다. 사람도 많지 않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도 있고 주변 나무를 비롯한 조경도 너무나 잘되어 있다. 매일 3km에서 5km 가까이 걸으니 (10km까지 걸어봤는데 조금 피곤했다. 설이도 힘들어하고...) 운동도 되고 몸 상태도 좋다. 컨디션이 좋으니 하고 싶은 일도 잘되고 웃는 날이 많아졌다. 자주 웃으니 집안 분위기도 덩달아 좋아진다. 이사는 정말 힘들었지만 환경에 변화를 줬더니 나의 행동과 생각도 변하고 발전해갔다.


인간에게 주변 환경은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오죽하면 맹자의 어머니가 맹자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몇 번의 이사도 마다하지 않았을까? 인간은 나약한 존재다. 아니, 나는 더없이 약해빠진 인간 중의 하나다. 의지가 매우 약하다.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강제성이 있어야 조금씩 해나간다. 그런 내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이 생활에 조금씩 적응되어 편안함이 찾아올라치면 책장의 위치를 바꿔볼 생각이다.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두면 자주는 아니더라도 그 전보다는 좀 더 손이 갈 테니까.


멋진 사업가를 꿈꾸고 성공을 원한다면 삼성의 故 이건희 회장님께서 말씀하신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는 말을 새겨들어야겠지만 나처럼 의지가 약한 사람은 일상생활에서 익숙해진 편안함을 버리고 불편함을 택하는 게 먼저다. 불편해야 변화의 필요성을 느낀다.


그러다 보면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 변화한 뒤 어떻게 유지할지, 그다음 단계에서 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르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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