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본 김에 하나 더.
ㅋㅋㅋ 뭔 말이야 하실 수도.
배가 주렁주렁을 읽으신 분들은 아~ 하 하시겠지만 이 글이 첨 이신 분은 생뚱맞다 하실 듯…
배가 생겼다. 그것도 싱싱해도 너무 싱싱한.
배를 한 박스 사서 먹는 거완 엄청 다르다. 사서 먹는 배는 오롯이 깎아만 먹는다. 왜? 비싸고 맛나니. 다른 걸 해먹을 필요를 못 느낀다 하는 게 더 맞을 듯하다. 더군다나 이것으로 효소를 만들고 청에 에이드까지. 걍 깎아서 먹어도 금방 없어지는데 왜? 굳이…
그래서 아직까지 배로 이런 걸 해먹을 생각조차 못 했는데 집 앞에 배나무가 있다면 상황은 완전 달라진다. 그것도 다 죽어 베어버리려고 했던 나무에 배가 주렁주렁 달려 있으면.
나무에 배가 하나 둘- 사실 이렇게 달렸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언제고 강한 비바람에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았으니.
그렇게 나의 관심에서 벗어난 많은 나무 중 하나였던 이 나무는 관심을 가지고 영양을 듬뿍 주고 지켜보던 포도나무가 포도를 시원찮게 맺고 있을 때 따~~ 악 등판을 했으니 얼마나 나의 눈길을 확~~ 끌었으랴.
그렇게 그 배로 효소를 만들고 이웃과도 나누고 이렇게 청까지 만들게 되었으니 말다한거지.
아직도 나무엔 배가 주렁주렁하다. 다시 날 잡아 그때 만든 기막힌 도구로 한아름 따보려 한다.
그리고 생강… 울 집에는 김치장인이 산다. 그는 항상 이렇게 말하며 김치를 한 박스씩 담는다.
“ 아무도 몰라 아내도 애들도 심지어 엄마까지~~
왜? 나만의 레시피로 만드니까~~“
늘. 매번. 이렇게 흥얼거리면 맛난 김치가 떡 하니 생긴다. 내가 먹어 본 것 중 가장 맛난.
이 남자로 인해 김치를 담는 날이면 항상 쓰고 난 생강이 생긴다. 그럼 이 생강은 청으로 만들어지고 이 청은 겨우내 매우 요긴한 우리 집 상비약이 된다.
이렇게 만들어 둔 생강 청과 배를 가지고 만들어 보려 란다.
배 생강청을.
목감기에도 소화불량에도 좋은 이 두 가지가 만나면 그 시너지가 얼마나 대단할까?
만들기도 전인데 벌써부터 신난다.
일단 껍질까지 쓰려한다. 잘 닦아둔 배를 씨를 빼고 잘게 썰어 믹서기에 사정없이 갈고 이미 만들어 둔 생강 청을 함께 병에 담는다. 그럼 끝.
금방 딴 배라 단맛이 덜하겠지만 이렇게 병에 담고 생강 청과 함께 숙성을 통해 단맛이 생기리라.
이 배는 한국배와는 달리 따서 후숙을 통해 단맛이 생긴다고 한다. 그러니 따서 바로 먹는 것이 아니라 기다렸다 익으면 먹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젠 기다리면 된다. 시원한 배 생강 에이드가 눈에 아른거리지만 익어 달콤해질 때까지.
이로인해 남은 여름도 잘 날 것임이 분명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