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동네에

사건이 발생하다.

by 블루 스카이

나의 바깥활동은 대부분 아침(오전)에 있다.

마당정리도 잔디 깎기도 산책도.

근데 어젠 점심을 과하게 먹은 것 같아 소화도 시킬 겸 바깥구경도 할 겸 오후 2시 반쯤 나갔다.

근데 조용한 울동네가 오늘따라 이상하다.

차가 너무 많이 다닌다. 동네가 산만하다. 그런데 젤 이상한 건 차가 그냥 차가 아니라 경찰차. 한 대도 아니고 여러 대가 다닌다. 근데 더 이상한 건 그냥 지나가는 것 같지 않다. 뭔가를 살피듯 찬찬히 다닌다.

어제 강한 비바람과 천둥, 번개로 나무가 많이 쓰러졌나? 그래서 큰길이 아니라 동네길로 선회해서 다니나?

쓰러진 나무를 살피는 거면 한번 보고 지나가거나 한대로도 충분한데 여러 대의 차가 왔다 갔다 한다. 그러더니 내 옆에 차를 세우더니 나를 부른다.

경찰을 보면 괜히 떨린다. 죄의 유무에 상관없이. 그런데다 등치 좋은 미쿡경찰이면 . 더 더 더.

경찰차로 다가가니 물어본다.

아래위 검은 옷을 입은 20대의 백인여자가 뛰어가는 걸 봤는지를.

순간 나는 어디가 좋지 않은 이웃주민이 집을 나가서 찾는가? 했다. 그게 아니란다. 용의자란다. 용의자. 사고를 내고 여기로 도망을 가서 찾고 있단다.

앗? 이 조용한 동네에 이 무슨 일이지? 하지만 나는 보지 못했다고 말했고 그는 보게 되면 전화를 하라는 말을 남기고 다시 수색모드로 이동한다.

그때부터 주위를 둘러보니 많은 이웃들이 밖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보고 계신다. 조금 더 걸어가니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나에게 다가와선 왜? 많은 경찰차가 다니냐며 나에게 물으신다. 경찰에게 들은 말을 전하고 있는데 또 다른 경찰차가 우리 앞에 선다. 할머니가 물어보니 아까보다 더 소상하게 상황을 알려준다.

그 말을 듣던 할아버지 왈“ 1시간 전에 봤다. 그 인상착의의 여자를. 그리고 나는 평소와 같이 손을 흔들어 인사를 전했고 그녀 또한 응답을 하곤 빠르게 저쪽으로 달려갔어.”라고.

그렇게 경찰차는 떠나고 우리도 눈인사를 나누며 서로의 길을 갔다.

이사 온 뒤 이렇게 많은 이웃을 만난 것도 길게 이야기한 것도 첨이다.

이리저리 첨인 일들이 많은 오늘이다.

나도 산책을 짧게 마치고 집 안에 들어와 주위를 살피고 또 살폈다. 이웃들도 그렇게 하리라. 서로의 눈과 발이 되어.

그리고 또 다시금 감사했다.

평범한 삶이 은혜였음에.

은혜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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