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이렇게까지 자랄 줄 몰랐지.
더운 여름 내내 잘 자라다 찬바람이 불면 자라는 걸 멈추고 잎들이 시들시들. 그러면 나는 살포시 화분을 들어 밖에 찬바람을 쏘이게 했지. 그러면 너는 늘 잠자듯 말라 버리고…
그래 … 딱 그게 나와 너의 관계였는데.
온도계 끝을 보면 열심히 달리던 여름이 꼬리를 살짝 내릴 때쯤 너는 어느새 내 키만큼 자라 있더구나.
“서로서로 의지하며 자라 그만큼 큰 거니?”
“내 얼굴이 보고 싶어 그만큼 큰 거니?”
조금 있으면 찬바람이 더 길게 불어올 텐데.
“아직은 우리의 관계를 정리할 때가 아닌가?”
어떻게 할지는 쫌 더 생각해 보자.
안 본 사이 부쩍 자란 네가 생소하다.
안 본 사이 부쩍 작아 보이는 화분도 생소하다.
난 그저 스쳐 지나가며 말을 걸었을 뿐인데 열심히 자라 내 눈과 마주한 니가 오늘은 쫌 대단하기까지 하다.
그런 너와 아직은 더 지내보고 싶다.
키 큰 너의 이름은 아보…카도.
카도야~~ 쫌 더 힘을 내보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