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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식

다시 시작

by 블루 스카이

졸업식 하면 떠오르는 말이 있다.

‘오~~ 드디어 끝났다 ‘

하지만 말한다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열심히 달렸는데 … 여기가 출발점이란다.

그치만 난 이 말을 해주려 한다.

잘했다고.

잘 왔다고.

장하다고.


새로운 시작이든 다시 시작이든 그리고 종착역이든.

졸업식을 하는 이들

졸업식에 참석하는 이들

바라보는 이들

그리고 …


누구든 뭐든 장하다 그저 장하다는 말 밖엔 해줄 말이 없다 나는 지금.

졸업식을 앞둔 울 막둥이

아침시간은 말을 타고 달리는 아니 그보다 더 빠르게 시간이 지나간다 늦잠은 용납이 안된다 특히 오늘 같은 날은.

출발시간 두 시간 반 전이지만 여유를 부릴 수 없다.

세수하고 아침을 챙겨 먹고 애매한 시간에 졸업식이 시작해서 이동시간 세 시간에 먹을 요기를 챙겨야 하는 시간까지…여느 때완 사뭇 다른 아침을 맞이하다 보니 그저 맘만 빠쁘다 바빠.


가는 시간… 다행히도 도로는 뚫려있고 차량도 많지 않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다 왔다. 그저 차에 동승한 난 빨리 왔다 생각했는데 운전한 첫짼 “힘들다, 너무 멀다, 엉덩이도 아프고…” 그래 운전자는 힘들었겠다 생각을 하며 도착한 학교는 일찍 도착한 덕분에 아직 차 댈 곳이 많다.

화려한 옷차림을 한 이들이 서둘러 졸업식장 안으로 들어가는 걸 보니 시작 두 시간을 남긴 시간이지만 우리도 부랴부랴 서둘러 건물 안에 들어가려는데 입구부터 경비가 삼엄하다 흡사 공항?

주머니를 털고 가방을 열고 검사대를 지나 졸업 전 막둥이가 보내준 큐알코드까지 찍고 나서야 겨우 입장을 했다. 들어오니 넓은 경기장이다. 자리가 … 늠 많이 남아있다. 자리 여유가 없으면 착석도 빠를 텐데 많은 선택이 나를 헤매게 만든다 그래 선택장애다.

그렇게 두리번두리번 후 착석을 하니 자리가 맘에 안 든다 다시 이리저리 두리번 한 후에야 겨우 착석한 자리 그리고 화장실을 다녀오니 그래도 시간 반이 남는다. 조용히 책을 챙긴 첫째는 독서를

긴 시간 앉아있길 거부한 남편은 차속에

그리고 나는 이렇게 글을…

각자만의 방식으로 우리는 이 졸업식을 기다린다.

그리고 졸업식이 마치면 여기저기서 찰칵찰칵 …

친구들과도 가족들과도 그리고 4년을 함께한 캠퍼스와도.

오늘 하루는 그렇게 긴~~ 하루가 될 것이다.

오늘 하루는 그렇게 길~~었던 날을 정리하는 하루가 될 것이다.

오늘 하루는 그렇게…


졸업식장에 들어가는 입구에서 받은 안내장을 보니 울~~ 컥한다.

혼자서 오롯이 그 시간을 보냈던, 감당했던, 막둥이 이름을 보니 그리고 높은 학점으로 졸업을 한다니… 그저 장하다는 말 밖엔 뭐라 할 말이 없는 오늘이다.

낼부터 일주일 비소식이 있던데 오늘은 환한 햇살이 우리를 반긴다.


누가 그래? 다시 시작이라고

누가 그래?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아니 아니 다시 시작이라고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말하지 말자.

우린 아주 찐~~ 한 포옹을 한 후

장하다고

그래 장하다고 말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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