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무슨 소리야?
피곤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른 아침 눈이 뜨였다.
어제 자기 전엔 일찍 안 일어나리라 다짐했건만.
뭣이 궁금했나 보다.
그래서 살포시 일어나 살금살금 내려갔다.
포획물이 있으리라는 기대를 안고.
어제 자기 전에 설치된 트랩 말고도 끈끈이를 여기저기 두었던 터라 하나하나 살피는데…
팬트리 안 끈끈이 위에 뭐가… 으… 뭐가 있다.
또 살금살금
근데 왜 그렇게 가는 거야? 살금살금.
내 소리에 그들이 도망갈까 봐?
그럼 더 씩씩하게 가야지
눈이 마주치는 것보단 그게 낫잖아?
ㅋ 이 상황에도 이런 생각을 하다니
어제 마주친 눈에 아직도 내 마음이 진정이 안 됐나 보다.
어쨌든 다시 살금살금
뭔가가 있긴 한데 나랑 눈이 마주친 그 생명체가 아니다. 거긴 아주 작은 그래 어제 쥐포가 된 그것과 닮은 더 작은 생명체가 있는 게 아닌가?
급 실망.
그 녀석이어야지.
그 녀석…
한 마리가 아님을 알았지만 또 얼마나 있는 거야?
계속 생각만 한다.
도저히 저 생명체를 치울 엄두가 나지 않아 필시 그러는 것일 거다.
큰 숨 한번 쉬고 치우기 전
일단 현장사진 한컷
그나마 작아 다행이다 생각했다
뭐가 다행인진 모르겠지만 암튼.
살포시 끈끈이를 반으로 접으니 찍… 한다.
손이 바들바들
그래도 해야만 한다.
접은 끈끈이를 들어 봉지 속으로 쏘~~ 옥 그리곤 야무지게 묶기.
더 큰 노~~ 움도 이렇게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뛰는 마음을 가다듬고 물을 한 모금 들이키는데 오븐 뒤에서 찍…. 한다.
오븐 뒤에 아저씨가 설치한 트랩이 있건만 아직 잡힌 건 아닌 듯.
나를 놀리 듯 또 한 번 찍… 그리도 또 한 번…
어여 찍찍거리지 말고 잡히렴.
어여 찍찍 거리지만 말고 붙으렴.
어여 어여 ㅠ.ㅠ
다시는 너를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아!
다시는 너를 보고 싶지도 않아!
다시는 네 눈과 마주하고 싶지도 않아!
다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