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집 안까지 따라오는건 아니지.
아침에 막둥이 옷방을 정리하다 그곳에 떡하니 자리 잡고 있는 한 녀석과 눈이 마주쳤다. 온몸에 식은땀이 났다. 얼마 전 뉴욕 놀러 갔다 온 막둥이와 같이 온 것이 분명하다. 한 번씩 작은 녀석은 봤어도 저렇게 큰 녀석은 첨이다. 우째야 하나 머릿속이 하얘진다. 커도 너무 크다. 내 눈을 피해 다닌다. 이 아침에 무슨 일인감. 언능 아침 먹고 옷 챙겨 입고 나가야 하는데 …
그렇게 계속 그 녀석과 눈 싸움하다 자리를 옮겼다. 언감생심… 어디 울 막둥이를 따라와 따라오기는. 보는 눈은 있어가지고. 그래도 절대 안 될 일이다. 그것도 집 안엔 절대 절대.
머릿속엔 오직 한 생각뿐이다. 잡아 씨를 말려야 한다는. 그런데 어떻게 잡아야 할지 모르겠다. 당황스럽다. 그 녀석도 그렇겠지. 평화롭게 지내고 있었는데 난데없이 나타나 째려보고 있으니. 그런 내 눈이 상당히 부담스러우리라. 그래도 이렇게 본 게 얼마나 다행이냐. 보이니 잡을 수 있겠지. 정말로? 진짜로?? 진정 ??? 잡을 수 있을까? 온 집을 돌아다니며 뭘로 잡을지 찾다가 발견했다. 긴 박스 하나를. 그 안에 비닐을 넣고 다시 그 녀석과 승부를 보러 갔다. 큰 숨 한번 내쉬고. 이미 옷은 땀에 절어있다.
돌진 앞으로. 다시 옷장 문을 열었다. 앗… 녀석이 보이지 않는다. 옷장 안 서랍장을 치우니 그 뒤 벽에 붙어 있다. 박스 속에 가두려고 벽에 붙였다. 박스와 벽 사이틈으로 녀석은 다시 도망쳐 이번엔 침대 밑으로 몸을 숨겼다. 침대 밑을 보니 벽에 딱 붙어있다. 침대를 치웠다..
그리고 시작된 2차 전… 벽 가까이로 박스를 밀었다. 다시 녀석이 도망갔다. 침대 밑을 이리저리 돌아다닌다. 언능 잡아야 하는데 큰 녀석이라 저렇게 도망 다니다 알까지 낳으면 그땐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고 망연자실할 판… 필사적으로 잡으려 박스를 들고 돌진. 다시 녀석은 책상 밑으로 도망을 갔다.
이번에 잡으리라. 3차 전 돌입…. 책상을 치우니 온갖 먼지와 머리카락이 그득하다. 그 속에 녀석도 함께 있다. 잡아야 한다 반드시… 박스와 나는 이제 한 몸 아니 한 손이다. 앞으로 돌격…. 드디어 드디어 그 녀석이 박스 안으로 들어갔다. 언능 박스 속 비닐을 꼭 묶었다. 다시는 빛을 보지 못할 거란 내 의지를 가득 담아. 필히 그 녀석은 못 보리라. 규조토 한 사발이 비닐 속 녀석과 같이 있으니.
그렇게 아침 전쟁은 3차전 나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속이 다 시원하다. 봤으니 다행이다. 잡아서 더 더 다행이다.
근데 막내가 뉴욕 갔다 온 지 3주가 지났는데 내가 본건 한 녀석 뿐이니 보이지도 않고 숨어 있는 녀석은 도대체 몇 마리나 될까. ㅠ.ㅠ
그리고 그들은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
아무리 주인공은 너지만 너를 사진으로 조차 보고 싶지 않다. 그래서 찾았다 무슨 사진을 올리면 좋을지를.
몇 해 전 막둥이가 찢어먹은 바퀴 사진이다. 오늘 사건의 주인공을 대신할 사진은 .근데 도대체 바퀴는 어떻게 저렇게 찢어진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