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한가운데 서다.

땀 땀 땀

by 블루 스카이

올 여름…덥다 더워. 유난히도 더 덥고 습하다.

혼자여도 덥고 습하면 견디기 힘든데.

이 더운 날 날 낳으신 엄마는 어떠하셨으랴…

이 생각을 하면 한쪽 가슴이 아려온다.

여름에 태어나서 그런건지 참을성이 없어 그런건지 유독 나는 더위, 추위를 잘 참지 못한다. 그런데다 햇빛에 유난히도 약하다.

그래서 어릴 적 아침마다 하는 조례시간( 수업 전 운동장에 모여 교장선생님 말씀을 학생들과 교사 모두가 나와 서서 듣는 시간-30~40분 정도 한 것 같다.)을 운동장에서 받은 기억이 거의 없다. 그렇게 서있으면 어김없이 앞이 노랗게 되면서 쓰러지기에.

이사도 많이 다녔다. 국민학교를 4번이나 …

학교를 옮겨도 나는 여전히 조례시간 교실을 지켰다.

특히 여름엔 어김없이 .

어릴 적엔 그 빈도가 빈번했고 자라면서 줄어들었지만 요즘도 한 번씩 경험한다.

그런 내가 두어 시간 땡볕아래에서 잔디를 깎는다는 건 챌린지가 아닐 수 없다. 이 챌린지를 일주일~이주에 한 번은 반드시 해야만 한다. 잔디와 잡초는 기온이 내려가면 그 성장을 멈추고 흙 밑에 몸을 옴츠려 그 뿌리를 보호한다. 이때가 올해는 언제 인지 모르겠지만 그때까지는 해야만 한다. 그래서 잔디 깎는 날을 신중하게 날씨를 봐가며 선택을 한다. 그리고 그 전날과 당일, 다음 날은 영양보충을 하며 몸을 사린다.

마당이 넓은 울 동네는 대부분 어르신들이 잔디기계를 타고 다니며 깎으신다. 하지만 나는 운동삼아 걸어 다니며 깎는 기계로 두어 시간 정도 깎는데 날이 시원한 날은 깎는 게 그나마 힘들지 않다. ( 팔, 다리에 힘이 들어가 깎고 나면 하루 이틀 근육통이 있는 정도)

하지만 요즘 같이 밖에 있는 것만으로도 땀이 쏟아지는 한 여름 깎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나는 내가 땀을 이렇게 많이 흘리는 지도 몰랐다. 무슨 땀이 어디서 이렇게 많이 흐르는지. 잔디 깎기가 시작되면 첨엔 이마를 시작으로 금세 온몸이 땀이다. 그래서 깎기 전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머리띠- 땀이 눈에 흘러 눈이 많이 따가움 방지용

‘보안경- 깎다보면 이것저것 날아오는 게 많아 쓰지 않으면 깎기 힘듦

‘큰 모자- 햇빛, 벌, 모기 등에서 지키기 위해

‘장갑- 손에도 땀이 많이 나고 안전을 위해

‘ 트레킹화- 여러 신발을 신고 해 봤는데 이 신발이 최적… 발목도 보호하고 발바닥도 아프지 않고

‘ 긴팔, 긴바지- 강한 햇빛에 피부가 화상을 입어 고생하니 반드시 입어야 함

그리고 물병 2개( 소금 탄 물, 효소 탄 물)

두어 시간 , 여름엔 3시간 정도(깎인 잔디들이 기계 밑에 끼어 작동이 힘들어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됨) 중간중간 쉬며, 물 마시며 깎다 보면 온몸은 땀으로 흥건하다.

올여름 유난히 더 덥고 습해 깎는 게 두 배는 더 힘들다. 하지만 깎고 들어와 샤워하고 물 마시면서 바라보는 마당은 과히 그 시간을 잊을 만큼 보람 있다. 희열도 있고. 이 맛에 깎는다.

뭐 하나 쉬운 게 있나 . 하지만 그 일을 해내고 나면 거기서 오는 뿌듯함이 이 모든 걸 아우르니 또 도전하고 도전하는 거지.

올해 몇 번을 더 깎아야 할진 모르겠다. 그 시간이 많이 힘들다. 하지만 깎아 놓은 마당을 보며 오늘도 스스로를 토닥인다.

장하다고 , 잘했다고 , 오늘도 해냈다고.

바라만 봐도 흐뭇하다. 오늘 따라 더 파릇파릇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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