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를 이용해 먹으라고?

by 쫑알이

내가 태어나기 전, 그리고 태어난 직후까지 우리 집안은 아빠가 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상당히 힘들었다고 하는데 나는 전혀 기억이 없다. 내 첫 기억에서부터 우리 아빠는 성공한 사업가였고, 나는 받고 싶은 지원은 대부분 다 받으며 자라왔다. 그래서 나는 대학생 때까지 큰 부족함 없이 잘 살아왔다. 그리고 회사에 처음 입사한 나는 너무나 차가운 시선과 반응들에 상처를 받고 주눅이 들었다. 울면서 엄마 아빠한테 고민상담을 가장한 하소연을 털어놨다.


아빠는 내 이야기를 들으며 이런저런 사회생활 조언을 해주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런 말을 했다. “혹시 선배들이 아버지는 뭐 하시냐라고 물으면 괜히 숨기지 말고 ‘우리 아빠는 사업해요’라고 말해.”


나는 의아했다. 왜? 굳이? 그런데 아빠는 바로 답을 알려주었다. 사회초년생들은 힘이 없으니 지금 너처럼 무시당할 때가 있다고. 아빠도 사회초년생 때는 그랬었다고. 좋은 사람들은 아무 이유 없이 우리를 무시하지 않지만 나쁜 사람들은 아무 이유가 없어도 우리를 무시할 수 있다고. 그런 사람들에게는 경제력 있는 아빠의 존재가 우리를 무시하지 못할 이유가 될 수 있다고. 그러니까 그때 아빠라는 보호막을 이용하라고.


아빠가 요즘 나와 언니의 사회생활 이야기를 듣다 보면 왜인지 모르게 마음이 아려왔다고 했다. 정말 왜인지 몰라 왜일까 생각해 봤는데 우리 나이 때 본인의 모습이 생각났다고 했다. 그때 아빠는 춥고 차가운 사회에서 기댈 곳이 없어 많이 외로웠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그때의 아빠처럼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가 아빠를 많이 이용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우리 아빠 많이 외로웠겠다… 우리한테 보호막이 되기 위해 많이 애써왔겠다… 그 이야기를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아빠를 너무 안아주고 싶어진다. 아빠! 나도 곧 아빠 보호막 되어줄게! 어렸을 때 보호막이 없어 외롭고 추웠지? 이제 우리가 보호막이 돼서 따뜻하게 해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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