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부인이라는 말이 어색하지만 육아하는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대표적인 단어다. 육아는 분명 행복감을 주지만 가끔 정말 아이를 잘 케어해 줄 사람이 있어서 내가 1박 2일 자유부인이 되는 상상을 한다.
뭘 하고 싶을까.
일단 육아에서의 곤두선 신경을 내려놓고 싶다. 누군가를 케어한다는 것은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고 무슨 일이 있을까 신경 쓰는 것이다. 밤에 잠을 자다가도 끙하는 소리가 귀에 바로 박혀서 일어나게 되고 밥을 먹으면서도 아이의 표정을 살피며 먹어야 하는 삶. 엄마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이 곤두선 신경을 딱 1박 2일간 내려놓고 싶다.
그렇게 집을 출발하고 나서는 미술관을 가고 싶다. 저번에 남편이 도서관 가서 논문 작업 할래?라고 했을 때 아니 나는 미술관을 가야겠어라고 답했다. 그러자 남편이 우울증이야...? 미술관....?이라고 물어볼 정도로 미술관을 자주 다니지 않는데 꼭 여행만 가면 그 도시의 미술관을 갔었다. 그 기분 때문인지 요즘 부쩍 미술관을 가고 싶다. 그래서 미술관을 가는 게 첫 번째 코스가 될 것 같다.
그러고 나서 느지막한 점심을 회전초밥집에서 생맥주와 먹고 싶다. 작은 사치로 접시 색을 고민하지 않고 오롯이 나를 위해서 내가 먹고 싶은 것들로 골라 먹는 것. 그리고 생맥주를 한잔 하며 그 청량함을 맛보고 싶다.
이후 호텔에 체크인해서는 편의점에서 내가 먹고 싶은 술과 젤리를 사들고 가서 그냥 OTT를 계속 돌려보며 이걸 봤다가 저걸 봤다가 하고 싶다. 시리즈물 하나에 내 소중한 1박 2일을 보낼 수 없기에 이걸 봤다가 저걸 봤다가 하며 더 입이 심심하다면 닭발 같은 배달음식도 같이 하고 싶다. 내일의 육아를 위해 적당히 잠드는 것이 아니라 침대에서 깔깔거리며 보다가 나도 모르게 스르르 잠드는 거 그게 하고 싶다.
아침에 일어나서는 커피와 함께 여유로운 브런치를 하고 싶다. 무슨 말을 해도 상관없는 친구를 부를까 잠시 생각했지만 아니다 이 시간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시간이라 나 혼자만의 시간을 즐겨야겠다.
이 정도 하면 정말 행복한 1박 2일이겠지만 돌아오면 또 현실이겠지. 그래도 또 요즘 3시간만 나가도 아이가 보고 싶으니 1박 2일을 비우면 얼마나 보고 싶을까. 눈 마주치며 옹알이에 나도 맞장구치면서 1박 2일은 마무리될 거다.
이런 상상을 하며 피식 웃는 건 너무 계획이 하찮디 하찮고 사실 지방 출장이 잦았던 나는 밤늦게까지 침대에서 뒹굴던 건 많이 해왔던 일들 중에 하나였는데 이게 그렇게 하고 싶다니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막상 가면 아이 사진을 계속 들여다볼 거 같아서 아이가 잘 있는지가 계속 궁금할 거 같기도 하다는 생각으로 상상의 나래를 종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