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 책 출판이 평생 버킷리스트였는데...

버린리스트에서 겨우 붙잡아 끌어올린,

by 에이첼

언제부터였는지 기억은 희미해졌지만,

29살까지는 책 한 권 출판하기란 목표를

마음속에 넣어놓았더랬다.


목표를 넣어두기만 하고 새기지 못해서였을까?

29살이 다가올동안 단 한 글자도 쓰지 않았다.


그저 29살이 되면,

책이 뚝딱 나오는 줄 알았나보다.

나에게,

도깨비방망이가 있는 것도 아니었는데...


30대 중반쯤이었을까?

여전히 책 한 권 출판이라는 목표가

마음 속, 머릿속 어딘가에 버려져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꼈다.


하지만,

그 때의 나는 숨만 겨우 쉬며

어둠 속에 갇혀있었다.

목표는 그대로 버린리스트가 되어버렸고,

그저 나는 죽기만을 바랐다.


병원에서는 약을 처방해주었다.

나의 감정이 극도로 우울했기에,

감정을 최대한 느끼지 못하게 하는 약이었다.

그래서였는지

생동감있게 사는 것이 아닌,

그저 죽지못해 사는 감정없는 인형이 되었다.


빨간 물감을 붓에 묻혀,

내 손목에 하나 둘씩 그려내려가니,

어느 새 내 손목은 팔레트가 되어있었다.

이때야말로

아직 나 살아있구나라고 느꼈던 때였다.

새빨간 생동감이었더랬다.


그런 인형으로 시간을 보내니,

어느 새 나는 40살이 되어있었다.

그때 문득 버린리스트였던,

책 한 권 출판의 목표가 떠올랐다.

왜 그때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서 무작정 문예창작에 대해

검색하고 또 검색해서,

대학생이 되자고 생각했다.


그리고,

책 한 권 출판이 아닌

작가가 되어,

내가 쓰고 싶은 책 마음껏 쓰자로

버킷리스트를 새로 작성했다.


아마 이번엔 다를 것이다.


29살의 버린리스트는

40살의 업그레이드 버킷리스트가 되었고,


29살의 마음 속에 담아둔 목표는

40살의 마음 속 깊게 새겨둔 목표로

바뀌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