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인간이야.
아이를 재운 후, '내가 오늘 왜 그랬을까?'
'왜 화를 냈을까', '왜 참지 못했을까', '왜 그런 말을 했을까'
후회하고 미안해하고 자책해 본 적... 왜 없으리요.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에서 엄마는 또 참지 못하는 순간을 직면하게 되고
견딜 수 없는 화와 그것을 참아내야 한다는 이념 사이에서 괴로워하며
참아냈어도 스트레스, 못 참아냈어도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부모교육 강의 중에 한 어머니가 물으셨다.
아이가 언어 표현이 좀 느려서 본인은 아이가 말 할 때까지 기다리고 지켜보는 편인데
남편은 급해서 자꾸 먼저 해주고 아이 성격 나빠진다고 다 해주는 편인데
그럼 아이가 혼란스러워하지 않겠냐고,
부모 모두 같은 기준으로 아이에게 언어 자극을 주어야 맞는 거 아니냐고 하셨다.
물론 맞다.
그런데 한가지 확인해야 할 것은
그래서 엄마는, 아이가 스스로 말할 때까지 기다리시는 게 편안하신가요?
그래서 엄마와 아빠는, 서로의 기준을 합의하신다면 기꺼이 받아들이고 자연스럽게 실천할 수 있으실까요?
부모로서 일관성을 갖고 아이를 대하는 것
기준을 가지고 아이에게 적절한 자극을 주는 것
어른으로서 감정과 행동 통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물론 중요하다. 필요하다.
그런데
부모 역시 사람이다. 나는 살아 숨쉬는 인간이다.
아무리 애교 잘 떠는 우리 아들이 귀엽긴 하지만, 지금 이순간 이렇게 초집중하여 글 올리고 있을 때 다가오면
그대로 정지! 절대 오지마! 소리칠 지도 모른다. 게다다 넌 목소리까지 걸걸해져 버린 사춘기 초딩이라고!
곧 밖에서는 손 잡고 다니는 것도 왠지 어색할 것 같고 그렇단 말이다.
이런 나의 마음은 기준이 없고, 그래서 비교육적이며, 아이를 혼란스럽게 할까?
PET(Parent Effectiveness Training) 부모교육 프로그램을 만든 미국 심리학자 고든(Thomas Gordon) 박사에 의하면,
이러한 비일관성은 너무 당연하단다! 와우 하느님 감사합니다! 사람마다 자신의 수용영역은 다르며
한 개인 역시, 자신의 기분이나 자녀 상태, 환경에 따라 수용 여부와 정도는 달라질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역시역시, 이건 어쩔 수 없는 거지, 내가 이러는 게 부족한 사람이라서, 아이에 대한 사랑이 부족해서가 아니었던 것이다.
중요한 건
아이와 부모와의 관계에서, 엄마가 엄마 자신을 숨기고 일관성과 규칙, 기준에 사로잡히다 보면,
스스로에게는 죄책감과 무능감, 아이에게는 강박과 규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24시간 희노애락, 평생 생사고락을 함께 하는 부모-자식은 서로를 믿고 나누며 공생하는 사이이다.
가르치고 이끌고 해결해주고 도와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소통의 과정에서 서로를 알게 되고, 그 과정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실패를 극복하고, 성공을 경험하며 자라는 것이다.
감추고 애쓰고 힘들어만 말고, 엄마의 마음과 느낌을 아이에게 담백하게 전달하고
"오지마! 엄마 방해하지마! 엄마 지금 일하는 거 안 보여! 그거 혼자 할 수 있는 거잖아!"
>>>> "엄마 지금 중요한 일 하고 있어서 여기 집중해야 하거든, 지금 다 못하면 더 시간 걸려서 엄마 더 바빠질 거 같아"
엄마가 준비가 되어 있을 때는 아이의 말을 진심으로 경청하고 받아들이며
"우리 아들이 아직도 이렇게 귀엽네! 엄마한테 하고 싶은 말 있어? (하투하투)"
아이가 어려워하고 힘들 때는 아이의 마음과 문제를 읽고 인정하여 아이 스스로 답을 찾아가도록 도와주면 된다. 엄마도 그랬듯이 말이다.
"왜 그래? 언제까지 엄마한테 올건데! 그냥 이렇게 하면 되잖아!!"
>>>> "뭐가 잘 안되서 그래? 너무 어렵고 힘들구나! 도움이 필요하구나 우리 아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엄마또한 사람이기에, 완벽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엄마의 언어는 아이와 소통하기 위해, 아이가 엄마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
아이도 엄마에게 자신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게 계속 갈고 닦아질 것이다.
아이 또한 스스로 무언가를 하려고 하는 것이지, 엄마 말 안 듣는 나쁜 아이가 되려고 작정한 것은 아니다(토마스 고든). 아이의 마음과 능력 또한 믿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