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바라보다

넓고 넓은 하늘, 푸른 하늘, 먼 하늘,,, 다 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

등교하는 아이의 표정과 뒷모습을 오래오래 지켜 보는 한 주였다.

하교하고 들어오는 아이가 그저 반갑고 대견하고 감사한 한 주였다.

그렇게 작은 거 하나하나, 그저 존재만으로도 고맙고 마음이 편안해지니,

아이 표정이 더 잘 보이고, 화 낼 일도 그닥 없어 보이고, 심지어 아이 행동도 기특해 보였다.

갑자기 허탈함과 무력감에 압도당해도 안되겠지만

무엇 때문에, 무엇을 위해

지금의 내 아이들을 다그치고, 훈련시키고, 이끄는 것인가에 대한 기본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엄마가 그렇게 말해 주니까, 기분이 좋다."

자기 전에 아들이 "오늘 영어 숙제 다 하려고 했는데, 핸드폰을 너무 많이 봐서 못했네, 아 왜 그랬을까ㅠㅜ"

사실 "그치? 너도 후회가 되지? 엄마가 그렇게 말했는데 이게 뭐냐! 그러니까 핸드폰 좀 작작하자" 라는 말이

먼저 튀어나올 뻔 했지만,

"그래도 우리 아들이 오늘의 계획을 잊지 않고 있었네! 내일은 계획을 지키는데 좀더 신경 써 볼까?"

플러스 굉장히 친절한 웃음까지 보태주었더니

녀석, 갑자기 감동까지 받는 느낌이었다. ^^

종종 아니 자주, 엄마는 아이의 실수에 과민하게 전투적으로 반응하기 마련이지만,

아이도 자책하고 있음을 이해하고, 스스로 다시 회복할 수 있게끔 격려하는 것이

더 원초적이지만 효율적인 일일 것이다.



오후 5시쯤, 아이 라이딩을 가는데

노을지는 하늘이 너무 눈이 부셔서 앞을 볼 수가 없었다.

한층 쭈구려 붉고 환하고 뜨거운 하늘을 마주하며 기다시피 가다가

아이를 겨우 내려다 주고

드디어 유턴을 하여 해를 등지고 환한 시야에 롯데타워가 반짝이는 광경을 보며 감탄하며 나아갔다.

그러다 해가 지니 금새 어둑어둑해 져서 마음이 급해졌다.

내 마음이 이리 간사한가, 이리 하찮은가, 이리 줏대없는가

아니면 그저 당연한 건가, 지극히 현실적인가, 예민할 필요없는 건가



하늘빛이 수시로 변하고, 그 하늘 아래서 나는 이랬다가 저랬다가 동요되기 마련이다.

게다가 내 상황이 어떻고, 같이 가야할 누군가도 있다면

나는 평정심을 쉽게 잃고, 판단력을 장담하기 어렵고, 스스로 더 갇히기도 한다.

환하고 아름다운 세상만 눈 앞에 펼쳐진다면 얼마나 좋을까만은

실제 내 세상은 또 그렇지 않으니

심지어 나는 내 세상 뿐 아니라 내 가족의, 내 아이들의 하늘도 보고자 하는 와중이니,

맑은 하늘에서도, 흐릴 때에도, 눈이 부실 때에도, 어둑하고 깜깜할 때에도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넓고 깊고 멀리 보기 위해

노력해 나가기를 바란다.



뭐, 어찌보면 이 하늘도 사실은

광대한 우주의 일부일 뿐일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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