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하 Jun 13. 2023

행복한 일상

그림을 그리는 순간

나는 취미가 많다.

아니 취미를 많이 가지려고 노력한다.


많은 취미 중 하나가 그림 그리기다

그림에도 종류가 많지만 오늘은 어반스케치를 하는 날

그림은 나에게 여전히 어려운 숙제다.


어릴 적부터 미술을 전공하고 싶었던 꿈이 좌절된 후 항상 응어리처럼 내 마음 구석에 자리 잡고 있더니 내 나이 40이 넘어서야 드디어 붓을 들 수 있었다.

그림 그리기 전 세팅하기

그림을 그릴 때는 늘 순서가 있다.

스케치를 하고 나면 채색을 준비하는 데

채색 준비 시 세팅을 한다

캔버스를 놓고 팔레트를 놓고 물감을 놓고 물통과 티슈를 놓으면 채색 준비 완료다.

그때마다 세팅 위치는 조금씩 달라지지만 거의 일정하게 세팅이 된다.


물감의 알록달록한 색깔들은 편안함을 주기도 하지만 설렘과 긴장감을 준다.

오늘은 어떤 예쁜 색이 나올까 하는 설렘과 색을 잘 못 섞어서 탁해버려 그림을 망치지 않을까 하는 긴장감 말이다.


붓 선택도 신중해야 한다.

굵은 붓을 써서 세밀한 부분으로 다 번지지 않을까?

가는 붓을 써서  붓자국이 너무 나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 등등~

그림을 전공하지 않은 나에게는 늘 어렵다.


하지만 완성만 하면 행복을 주는 게 바로 그림 그리기다.

완성된 그림을 마주하게 되면 아이를 순산한 것처럼 벅찬 감동이 몰려온다. 물론 마음에 들 때이긴 지만.


매번 마음에 드는 작품을 그려내기란 쉽지 않다.

작품을 하나하나 완성해 가는 재미는 즐겁다.



오늘은 늘 힘들어하는 장미 그림을 완성했다.

내가 자주 가는 경주 황리단길 풍경이라 더 정이 다.


자주는 못 그리지만 매주 조금씩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이 여유로움이 복함을 더해준다.


집앞 동백나무를 배경으로 인증샷


오늘 나의 행복은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알록달록한 물감을 보면서

부드러운 붓을 터치하

붓을 시원하게 물샤워 면서

내 마음대로 색을 만들어 면서


뚝딱,  멋진 작품 하나 만들어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




이 기분을 그대로 이어 집 근처 도서관에서 하고 있는 어반 스케치 전시를 관람했다.

3명의 작가가 꾸민 행복한 일상 전

글도 그림도 일상을 빼면 섭섭하다.

일상에서 얻는 글도 그림도 평범할 것 같지만 아름답고 소중하다.


많이 봐야 나의 실력도 늘기에 꼼꼼히 살펴본다.


선을 이렇게 그렸구나

이런 색깔의 펜을 구나

채색을 단색으로 했네

나무는 이렇게 그렸구나 등등등


나의 짧은 미술 지식으로 혼자 이런저런 평가도 해보고

마음에 드는 작품들은 몇 개 진으로 남겨둔다.

나는 그림을 보면서 내가 노란색을 좋아한다는 걸 알았다. 노란색이 많이 들어간 그림이나 노란색 표지의 책을 좋아한다는 것을. 그리고 쨍한 색을 좋아한다는 것을



그리고 나는 독특하고 특이한 그림도 좋아한는 것을 알았다.



은은한 그림도 좋아하고


의 발걸음이 멈추는 자리에서 그림들을 보면

뭔가 모게 나와 닮아 있음을 느낀다


신기하다.


나는 오늘의 전시를 보면서 다시 꿈을 꾼다

수많은 나의 작품이 걸려 있는 전시회를...


꿈을 꾼다는 것은 행복하다.

미래는 알 순 없지만

막연할 수도 있지만

이룰 수 없을지라도

꿈을 향해 나아가는 그 시간들이 행복하다


오늘 나는 그림을 그리며

또 하나의 행복을 가슴에 담아본다.


#어반스케치

#그림그리는박하샘





작가의 이전글 모두가 파산을 앞두고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