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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하 Jun 14. 2023

우연한 행복

목적지는 여기가 아니야

오늘의 계획은 오전부터 집 근처 지관서가에서 조용히 책도 읽고 글을 쓰는 게 나의 목표였다.


오전부터 여기저기 같이 갈 사람하고 번개를 올려도 답이 없다.

-그럼 어쩔 수 없지. 혼자 가지 뭐


지관서가 유니스트 점으로 차를 몰고 간다.

그 방향으로 가면 금계국이 활짝 핀 동산 위에 정자 하나가 덩그러니 있는 곳이 있다.

조그마한 정자가 금계국에 둘러싸여 얼마나 예쁜지

꼭 한 번은 가봐야지 하면서 수년이 흘러버렸다,

-그래 오늘 가보는 거야


정자 앞에 도착하니 금계국은 이미 많이 져버렸다,

그래도 내려서 주변을 둘러본다,

정자 앞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거의 없는 저수지가 있다,

이름이 <설못 저수지> 이름이 참 예쁘다.

저수지를 둘러볼 수가 없어서 그냥 포기하기 다시 정자 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 너무 예쁘잖아, 내가 왜 이제야 온 거지? 금계국이 활짝 피었을 때 왔어야 했는데,,쉽네


정자 올라가는 계단에 앉아서 사진을 남겨본다,

자 정자로 올라가 볼까?


조그마한 정자인 것 같은데 이곳은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많이 지나가는 곳이라 그분들이 많이 머무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옆에는 차가 생생 지나가긴 하지만 시선을 낮추지만 않으면 주변의 모든 자연이 정자 안으로 담기는 기분이다.

혼자 간다는 외로움이 사라지고 행복이 풍경처럼 내 마음에 담긴다,


정자 입구에 멋지게 손을 뻗고 있는 소나무에 앙증맞은 솔방울이 조롱조롱 달려있다,

가지에 바짝 붙은 모습이

- 나 절대 떨어지지 않을 거야?라는 굳은 의지가 보인다.

속으로 말해본다

- 솔방울아 꽉 붙들어!!


자연과 대화를 나누니 즐겁다.


다음엔 좋아하는 사람들과 피크닉을 오면 좋겠다고,

노는 거 좋아하는 내가 피크닉 가자고 하면

그때는 다들 함께 해주겠지?


누군가와 함께 즐기는 상상은 또 다른 행복이다.


이렇게 잠깐의 행복을 누리고 지관서가로 간다.

그런데...

주차장 만석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오늘의 외출은 아마도 이 귀여운 미니 정자를 만나기 위해서였나 보다. 그리고 미니 솔방울도, 그리고 미니 저수지도...


미니가 주는 행복

오늘 하루는 미니스럽고 미니멀스럽게 보내 보아요~


#일상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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