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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하 Jul 05. 2023

<청춘러브에세이> 2화 설렘_맨발의 청춘

훈남선배들 기다려요 내가 간다다다다~~


드디어 나는 대학교에 입학했다.

대학교 가면 나는 이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나는 여자니깐 화장도 할 수 있고
옷도 맘대로 입어도 되고, 남자친구도 사귀고
술도 이제 맘 편하게 마실 수 있다. 야호~'

아침부터 학교 갈 준비로 분주하다.
고등학교와는 달리 매일매일 학교 가는 길이 설렘 그 자체다. 자유롭다는 게 이렇게 설렘을 주는지 이제야 알게 된다.

라디오를 틀어 놓고 학교 갈 준비에 한창이다.
라디오에서는 벅의 <맨발의 청춘>이 흘러나온다.
"네가 보는 지금의 나의 모습 그게 전부는 아니야 멀지 않아 열릴 거야 나의 전성시대 대대대대~"


https://youtu.be/S5SS7yC5QYY



아침부터 흥겨운 음악을 들으니 기분이 좋다.
'이제부터 나의 전성시대다 대학생활 신나게 해야지.' 콧노래도 절로 나온다
<맨발의 청춘> 노래를 들으니 안무가 자동으로 나온다. 발을 동동 구르다가 달리며 거울 앞에 앉았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예쁘게 화장을 하고 싶은데 나는 화장을 할 줄 모른다.
엄마도 나에게 화장은 이렇게 하는 거야라고 알려준 적이 없다. 화장품에 관해서도 일자무식이라 기초 화장품은 스킨, 로션, 메이크업 베이스, 트윈케이크뿐이고 색조 화장품이라고는 오렌지빛 새도우에 펄이 살짝 들어간 핑크빛 립스틱만 달랑 하나다.
나름 미술적 감각은 있다고 자부하는 나이지만 화장은 왜 그리 어렵고 힘든지 아무리  내 얼굴에 그림을 그려봐도 그려지지 않고 어색하기만 하다.
그래도 엄마가 깨끗하고 하얀 피부를 물려준 터라 피부는 좋다.
일단 얼굴은 대충 순서대로 기초화장을 하고 핑크빛 립스틱으로 마무리를 한다. 입술이 동동 떠보이기는 하지만 핑크색이라 그런대로 마음에 든다.
얼굴은 됐고!

다음은 헤어 스타일
고등학교 때 나는 머리 손질이 귀찮아서 쇼트커트를 주로 하고 다녔다.
쇼트커트로 자르고 집으로 간 날 집에서 쫓겨날 뻔했다. 여자 머리가 그게 뭐냐며 엄마가 그렇게 무섭게 나를 혼낼지는 꿈에도 몰랐다.
그 짧은 머리를 쉽게 기를 수 있으랴. 졸업하고 입학하기 전 길러서 이제 겨우 똑 단발 정도 되었다.
딱 봐도 전형적인 몽실이다.
앞머리는 내리고 귀밑 단발머리 중학생 머리의 표본이라고나 할까? 우리 때 표현으로 딱 가수 이선희 단발머리다. 아무리 쳐다봐도 답이 없다.
단발이 뜨지 않게 윗머리를 꾹꾹 누루고 곱게 빗고 가기로 한다.
자 헤어도 됐고.

마지막으로 의상
고등학교 때 쇼트커트 머리에 어울리는 옷이 뭐가 있을까? 청바지에 티셔츠만 입고 다녀 여성스러운 옷은 하나도 없다. 옷장을 뒤져봐도 다 헐렁한 바지 헐렁한 티셔츠뿐이다.
그래도 대학교 간다고 당시 유행하던 H.O.T 스타일의 옷을 구입했다. 통이 넓은 힙합 바지와 긴 벨트를 착용하고 당시 유행하는 노티* 노란 점퍼를 입고 새내기임을 강조해 본다.
가방은 유행하는 커다란 검은색 가방으로 마무리한다.  그냥 메면 안 예쁘니깐 가방 손잡이에 내가 좋아하는 푸우 인형도 하나 달아본다. 달랑달랑 마음에 든다.
이제 준비 완료

'음 완벽해. 자~학교로 가볼까~'
거울을 쳐다보니 나름 귀여운 신입생 같다고 혼자 흐뭇해한다.

과 강의실에 도착했다.
개학한 지 며칠이 지났고 나에게도 과 친구들이 생겼다. 남자 학우 둘 여자 학우 둘 나를 포함해 5명이 친한 사이가 되었다. 한 남자 친구는 말을 너무 재미있게 하고 가끔 야한 농담도 잘하는 친구다(TS). 성에 눈을 뜨기 시작한 나는 그 친구의 야한 농담이 너무 웃기고 재밌다. 또 한 남자 친구는 등치는 있지만 딱 봐도 착한 순딩이다(WT). 그리고 여자 친구 MJ와 HJ이다.
우리 셋은 삼총사처럼 붙어 다녔다. 셋이 친구가 된 건 학창 시절 별명이 곰이었다는 공통점 때문이었다.
나는 고등학생 때 별명이 푸우였고 나머지 친구도 곰탱이 곰순이 등 곰에 관련된 별명들이었다고 한다. 곰이라면 외모가 상상이 되는가?
더 이상 말하지 않겠다. 하지만 셋 중 HJ는 날씬하고 귀여운 곰이다. 물론 푸우도 귀여운 곰이다.

이렇게 우리 다섯은 캠퍼스를 뛰어다니고 캠퍼스에 앉아서 이야기 나누고 캠퍼스의 낭만을 즐겼다.

나는 열심히 과 생활에 적응 중이다.
입학하니 매일매일이 술 먹을 일 천지다.
입학했으니 술 한잔, 친해지자고 술 한잔, 과대 뽑았으니 술 한잔, 오늘 오후 수업 없으니 술한 잔, 그냥 갖다 붙이면 다 술 먹을 일 천지다.

오늘도 술자리다.

술을 먹다 보면 슬슬 CC가 생기기 시작한다.
남녀 모두가 남자 친구 여자 친구를 만들어 볼 거라고 술자리에서 눈에 불을 켜고 곁눈질이다.
누굴 꼬셔 볼까 하고 눈치 작전이 한창이다.
선 후배와의 술자리를 하면 우리 같은 신입생들은 예비역 선배들에게 먹잇감이 된다.

과 여자 친구들 몇 명이 벌써 예비역 선배들과 사귄다고 소문이 났다. 그리고 동기 CC들도 한 커플 두 커플 생기기 시작했다.

나도 마찬가지. 대학교 가면 당연히 남자 친구를 만들어지 하는 로망이 있었다. 외모는 예쁘지는 않지만 나의 성격을 좋아하는 남자 학우 하나쯤을 있을 거라 생각하며 초 긴장 상태로 술을 마신다.
드디어
술이 무르익어갈 때쯤 한 학우가 나에게 사귀자고 한다. 여기서 잠깐
나는 짝사랑 경력만 주야장천 7년. 7년간 짝사랑 한 남자는 총 4명. 사귀자고 해도 겁이 나서 사귀어 본 적이 없는 짝사랑 전문가다.  공식적으로 사귄다는 건 처음인 것이다.
대답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 중인데 주변 분위기는 벌써 사귀는 분위기로 몰아간다.
우린 그렇게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과 CC가 되어 버렸다. 사실 나는 그 친구에게 별 감정이 없다.
순전히 분위기에 휩쓸린 희생자일 뿐이었다.
그 자리에서 부정하지 않은 나 자신이 미울 뿐이다.

나를 좋아한다는 그 친구는 늘 자기와 함께 놀자고 한다.  자기와 밥 먹고 자기랑 다니자고. 그런데 나는 싫다. 나는 곰탱이 3 총사 친구들과 놀고 싶고 TS 이와 WT랑 함께 노는 게 더 재미있고 즐겁다.
그 친구가 말 거는 것도 함께 하자는 것도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조만간 결단을 내려야 할 것만 같다. 천만다행인 건 이 친구는 학교를 잘 안 나온다는 것이다. ㅎ


햇빛 쨍쨍한 어느 날...
우리 다섯 무리는 재잘거리며 신나게 캠퍼스를 뛰어다니며 봄을 만끽하기 있었다.
그때 캠퍼스 본관 건물 한편에서 홍보 활동을 하는 무리가 보인다.

"소리사랑 신규 모집 합니다! 오디션 신청하세요!"

'아 맞다! 훈남 3인방! 소리사랑~. '
입학하고 과 생활에 적응하느라 소리사랑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얘들아 얘들아 나 저기 소리사랑 오디션 신청할 건데 우리 같이 하자" 소리사랑 홍모부스로 친구들을 강제로 끌고 가며 말한다.
"싫어~난 노래 못해서 안 할 거야." MJ가 자기는 노래 못한다며 싫다고 한다.
"HJ야 우리 같이 신청하자. 응?.. 넌 노래 잘하잖아~같이 하자 응 제발 하자앙~~."
"노래는 노래방 가서 부르면 되지 뭘 동아리까지 가입하냐? 나도 싫어!" HJ도 단번에 거절이다.

이왕 하는 거 좋아하는 친구들이랑 같이 하면 좋을 텐데 다 싫다고 하니 속상하다.
'아~혼자 하기는 뻘쭘한데..'
급 우울해하고 있는 나에게 TS와 WT가 같이 신청하겠다고 한다.
'역시 의리 있는 자식들 내 친구 맞는구먼~'
"진짜? 우리 신청하자 얼른~ 꼭! 같이 참여하는 거다 알았지? 배신하면 안 된다 꼭! 꼭!."
우리 셋은 오디션 참가 신청서에 이름을 적었다.

"오디션은 0월 0일 0시에 소리사랑 동아리에서 하고요. 그날 부를 노래 한  정해서 오시면 된답니다" 예쁜 여자 선배가 오디션 일정을 알려준다.
"네."
나는 뛸 듯이 기뻐하며 친구들과 강의실로 발걸음을 옮긴다.

'아~오디션 때 무슨 노래 부르지~무슨 노래를 불러야 당당히 합격할 수 있을까?' 어떤 노래를 골라야 합격할지 벌써부터 설렌다.

나는 다시 그날의 O/T가 생생하게 떠오르기 시작했다.
'드디어 훈남 선배들을 볼 수 있는 건가? 진짜 이런 날이 오는구나. 꼭 합격해서 나의 청춘을 소리사랑에서 불태워야지. 소리사랑에서 사랑도 이루고 나의 전성시대를 보내 보는 거야.
가자아 아아~~~ 와다다다다다!'

훈남 선배들 만날 걸 생각하니 벌써부터 설렌다.

#생각나는대로느낌대로적어요
#나의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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