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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소리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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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하 Jul 13. 2023

<청춘러브에세이> 3화 오디션_날 위한 이별

3화 왜 웃는 거지?

"동생아 동생아 언니 오디션 때 무슨 노래 부를까? 노래 좀 골라줘~"

"언니 알아서 해라~~ 아이참 귀찮게~~"


드디어 오디션 날짜가 다가오고 있다.

어떤 노래를 불러야 할지 도대체 곡을 고를 수가 없다. 가창력 있는 여가수의 노래를 불러야  합격할 것 같은데 고민이다.

한참을 고민 끝에 드디어 두 곡으로 추렸다.

나름 여자 노래 중에서는 곡도 좋고 고음을 요하는 노래다.

전유나의 <너를 사랑하고도>와 김혜림의 <날 위한 이별>로 좁혀졌다.


"너를 사랑하고도~늘 외로운 나는~~~" 목을 가다듬고 불러본다. 첫 소절이 저음이라 시작이 영 불안하다. 다음 노래도 불러 본다.


https://youtu.be/wTe1ljdLt1E


"난 알고 있는데 다 알고 있는데 네가 있는 그곳 어딘지~~"이 곡도 시작이 저음이긴 하나 조금 더 여성스럽고 부드럽고 감미롭게 시작하는 것 같다. 도입부터 관심을 끌기엔 이 노래가 더 좋은 것 같다.

그래 이 노래를 불러야겠다.

난 오디션날이 올 때까지 이 노래를 부르고 또 불렀다. 떨리면 가사를 까먹을 수 있으니 외우고 부르기를 반복했다.


https://youtu.be/t4QUd0i2q4Y



오디션 날

학과 강의실에서 동아리방 건물까지 가는 길은 그리 멀지 않다.

그러나 가는 내내 심장이 두근두근 거린다.

오디션 보는 것도 설레고 훈남 선배들 볼 생각에 가슴이 더 두근 거린다. 두 친구들도 떨리는지 떨리지 않는지 별 말이 없다.

TJ, WT와 함께 동아리 건물로 들어섰다.

소리사랑 동아리방은 계단을 올라가면 2층 우측 제일 끝방이다.

방앞에 신발들이 가득 널브러져 있다.

음침하기도 하고 좁은 복도를 지나 소리사랑 문 앞에 서서 '똑똑' 문을 두들겼다.

작고 귀여운 여자 선배가 어서 들어오라며 문을 열어준다


신발을 벗고 우리 셋은 동아리 방으로 들어갔다.

정면에는 소리사랑이라고 적힌 큰 창문이 있고 정면을 기준으로 ㄷ자형으로 선배들이 자유롭게 의자에 앉아 있다. 오디션을 신청한 신입생들은 바닥에 쪼르륵 앉아 있다.

정면을 쳐다보니 O/T때 보았던 선배들도 있고 못 본 선배들도 보인다. 그리고 내가 그렇게도 보고 싶어 했던 훈남 3인방도 앉아 있다.

자유롭게 앉아 있는 모습이 모델처럼 멋있다. 내 눈에는 연예인 저리 가라다. 눈을 뗄 수가 없다.


제일 눈이 많이 간 선배는 바로 포지션 노래를 불렀던 귀여운 선배다. 그렇다.

난 훈남 3인방 중 마지막 귀여운 선배에게 푹 빠졌다. 귀여운 외모도 외모지만 허스키한 목소리에 부드러운 바이브레이션에 뿅 가버린 거다.

혼자 선배에게 빠져 있는 사이 오디션이 시작되었다. 그제야 신청한 신입생들이 눈에 들어온다.

여자는 나를 포함해 5명 정도 남자들은 많다.

남자 학우들은 대부분 기계과 토목과 컴공과가 대부분이다. 여자학우들이 없기로 유명한 공과계열이다.

순간 '풋'하고 웃음이 나왔다.

사실 O/T 하는 날 여자 선배들의 공연도 있었다.

나는 남자 선배들에게 빠져서 여자 선배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노래는 참 잘 불렀던 것 같다. 아마도 남자애들도 나처럼 여자 선배들 때문에 온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웃음이 나왔다.


하나둘씩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고 그다지 잘 부르는 친구는 없는 것 같았다. 은근히 자신감이 생긴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었다.

나는 준비해 간 노래 <널 위한 이별>을 부르기 시작했다. 어느덧 클라이 맥스다

"돌아와~~ 네가 있어야 할 곳은 바로 여긴데 나의 곁인데 돌아와 지금이라도 날 부르면 그 어디라도 나는 달려 나갈 텐데 돌아와 우리 우연한 만남이 아직도 내겐 사치인가 봐 돌아와 나를 위한 이별이었다면 다시 되돌려야 해 나는 충분히 불행하니까~~"


고음 파트라 멋을 부려 최대한 잘 부르려고 노력했다.

노래를 하면서도 선배들의 표정을 나도 모르게 살피는 중이다.


'제발 합격시켜 주시면 그 어디라도 달려갈게요~~ 꼭이요~'


나는 그런대로 안정적이게 노래를 마쳤다.

다 불렀다는 신호로 수줍게 씩 웃었다.

그때 훈남 3인방 중 샤프한 선배가 정우성 선배에게 귀속말로 뭐라고 하는 게 얼핏 보인다.

귀여운 선배도 귓속말을 듣고 짓궂게 웃고 있다.

너무 궁금하지만 알 수가 없다.

신청자 모두 노래가 끝났다. 며칠 뒤 오디션 합격자를 문 앞에 붙여 둘 테니 확인 후 모이라고 한다.

선배들이 잘 가라고 배웅을 해준다.


그렇게 난 오디션을 무사히 마쳤다.


며칠 뒤 발표날

동아리 방 앞으로 달려갔다.

합격자 명단에 있다 내 이름이

이번 합격자는 총 13명 정도 되는 것 같다.

이제 드디어 선배들을 원 없이 볼 수 있다. 야호~


동아리 모임 첫날 설레는 마음으로 동아리방으로 갔다.

동아리방 입구 앞에서 긴 앞머리를 내리고 정우성 선배가 기타를 들고 복도 창가에 앉아 있다.

정말 제대로 정우성이다.

입에 뭔가를 불면서 멋지게 기타를 조율 중이다. 눈 마주치기가 부끄러워 고개로 끄덕 인사하니 들어가라고 눈빛을 보낸다.

눈도 정말 크고 예쁜 선배다.


문을 조심히 열고 들어갔다.

여러 선배들이 앉아있다.

귀여운 선배도 샤프한 선배도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수줍게 동아리방을 들어서는 나를 보더니 기타와 노래를 멈추고 막 웃는다.


'왜 웃는 거지?'...


#청춘에세이

#러브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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