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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하 Aug 30. 2023

지역 주민이 축제를 만든다고?

인생이 축제다.

8주간의 축제 아카데미 양성과정을 수료했다.

늘 도전하기를 좋아하고 배우는 걸 좋아하는 나지만

이번 도전은 축제에 대해 문외한이 나에게 모험 아닌 모험이었다.


내가 살고 있는 울주군은 올해로 23년째 이어오는

옹기축제가 있다.

아이들이 어릴 적엔 울산 내 축제란 축제는 매년 다 쫓아다녔다. 하지만 어느 순간 축제에 발길을 끊기 시작했다. 아이 들과 어느 순간 축제 현장을 가기 싫어했다. 늘 같은 공연과 행사, 프리마켓, 체험 부스들, 그리고 체험 한번 하려면 끝도 없이 서야 하는 줄 행사마다 특색 없고 일괄적으로 다 같은 프로그램들이 지겨워서 등을 돌렸다.

옹기축제도 몇 년 전에 한두 번 가고는 가지 않았다.


그렇게 내가 외면했던 축제 기획에 지역주민이 참여하기 위해 울주문화재단에서 아카데미를 열었다. 조형제 총감독님이 준비한 어마무시한 라인업으로 강사진이 준비되어 있었다. 축제에 대해 1도 모르지만 강사 이름 옆에 쓰인 우리나라 대표 축제이름을 보고는 설레기 시작했다. '이렇게 대단하신 분들이 자그마한 동네 울주에 온다고?'


한국축제감독회의 조정국회장, 광주충장축제 김태욱 총감독, 남원리플러스추진단장 류재현 감독, 목포세계마당페스티벌 예술 총감독 손재오, 수원화성문화제 부감독 박승규, 춘천마임추제 강영규 총감독, 한국문화기획학교 이사 정헌영,, 그리고 조선왕릉문화제 조형제 감독까지...


'정말 내가 살면서 이분들을 언제 한번 만날 수 있을까?'


나에게도 작은 욕망이 살고 있었나 보다.

축제를 관람할 때 늘 그랬다.

'나라면 이렇게 안 할 텐데...'라고

축제에 대해 아는 것이 쥐뿔도 없으면서 마음속으로는 그런 생각을 많이 품었던 것이다.

그래서 더 해보고 싶었다. 더군다나 아카데미 강사진이 우리나라 내놓으라는 전국 축제 유명 감독이라 더 끌렸다.

첫 교육부터 평생 볼 수도 없는 유명 감독의 교육을 들었고 축제를 만드는 감독들의 창의성과 상상력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나는 도대체 어떤 축제를 보고 살아왔는지~

국내 유일무이한 축제들도 많고

내가 보지 못한 축제들이 정말 많다는 것

그렇게 늦은 저녁 매주 나는 단 한 번의 결석 없이 아카데미를 참석했다


드디어 마지막 날

이 아카데미를 준비하신 조형제 총감독님과의 시간이었다. 올해 어린이날 열린 옹기축제는 20년 만에 내린 비와 폭풍으로 축제가 망했다고 한다.

2년 전 조형제 감독님으로 바뀐 이후 축제가 좋아졌다는 평을 받고 있는데 공들여 준비했던 축제가 날씨로 인해 쫄딱 망해버린 것이다.

어쩌면 그 아쉬움에 이렇게 멋진 아카데미를 계획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카데미에는 울주군민뿐만 아니라 동구 남구 울산 내 다른 구 축제기획팀들도 많이 와서 수강을 했다.

그 속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교육을 들었으니 참...

헛웃음이 나왔다.


조선왕릉 문화제와 수원화성 축제를 감독하신 조형제 감독님과의 론시간을 가졌다.

이날 감독님의 명언이다.


No Risc No Gain


축제에서 리스크만 해결해도 유일한 축제가 된다는 것이다.

아무도 안 된다고 말할 때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 


그리고 제일 중요한 why?

왜 하려고 하는지?


나는 잠시 생각에 빠진다.

최근에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글쓰기는 사실 그대로 써도 되지만 창의와 상상력도 필요한 일이다.

그렇다면 나는 왜 글을 써야 하는가?

왜 글을 쓰고 싶은가?

왜 나는 축제 아카데미를 듣고 있는가?


수많은 Why들이 내 머리 위를 떠다니기 시작했다.

나의 일상에 why를 적용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8주 차 수업이 끝나고 간단한 수료식과 함께

조촐하게 뒤풀이를 가졌다.

그냥 집에 와도 되지만 뒤풀이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궁금했다.

감독님과 관계자를 포함해 총 12명이 뒤풀이에 참석했다.


낯가림이 심하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기에 참석해서 늦은 시간까지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감독님의 축제 무용담도 너무나 재미있었다.


경회루 판타지를 계획할 때 무용담은 정말 흥미진진했다.

경복궁 관리자가

"고종 이후 이렇게 지랄을 한 게 처음이다."라고 할 정도로 축제는 위대하고 웅장했다.

사실 내가 직접 참여하지 않은 축제는 관심이 없다.


https://youtu.be/x3YPkwhQ4Do?si=fYAqLuUdFIyEXgko


나는 이렇게 축제에 진심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축제 세상에 빠져들었다.


호기심으로 들었던 교육이

나에게 또 어떤 결과를 가져다 줄지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또 다른 세상을 만난 기분이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은

나에게는 축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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