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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하 Nov 06. 2023

당신의 최애곡은 무엇인가요?

나의 플레이리스트

음악 듣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내가 처음 가수를 좋아하게 된 시기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신승훈 오빠의 노래를 듣고

음악에 빠져들었다.



중고등 시절에는 주로 라디오로 음악을 들었고

대학생이 되어서는 CD플레이어와 MP3에

음악을 담아 듣고 노래방을 열심히 다니며

좋아하는 곡들은 신나게 불렀다.




중학교 때 친한 언니를 따라 처음 갔던 곳이

바로 DJ가 있던 작은 카페였다.

좋아하는 곡을 신청하면 DJ가 틀어주는

그런 곳이었다.

처음으로 가본 곳이라 너무 신기했던 기억이



집에서 tv를 자유롭게 볼수 없었던

우리 자매는 매일 밤 라디오를 들으며

잠을 잤다.

라디오를 듣다가 좋아하는 곡이 나오면

녹음 버튼 위에 손가락을 올려놓고 대기하던

추억하나 쯤은 다 있었을 것이다.

워크맨을 가지고 다니면서 열심히 녹음하며

음악 듣던 기억이 생생하다.




고등학교 때는 워크맨에서 CD플레이어로 넘어가던 시기었다.

그때는 왜 그렇게 사대천왕의 노래가 그리도 좋던지

알아듣지도 발음하지도 못하는 중국어를

들리는 대로 종이에 적고 따라 부르던 기억이 난다.

특기 곽부성 노래를 그렇게 받아 적었다.


영어도 못하면서 POP도 열심히 듣던 시절이 이었다.

그 사이에도 나는 나의 영원한 오빠 신승훈 오빠의

CD를 사서 들었고 그다음으로 좋아했던

김민종과 윤종신의 CD는 발매일이 되면

외출증을 끊고 레코드샾으로 달려가  사왔다.

고3 때는 HOT의 등장으로 CDP로 전사의 후예를

듣다가 따라서  큰소리를 부르다 선생님께 CDP를

빼앗겨서 받기 전까지 선생님 욕을 했던 기억도 있다.


그렇게 음악을 듣는 것도

부르는 것도 좋아했던 나는

대학교를 가서 통기타 동아리에 들어갔다.

늘 라디오를 들으며 다양한 노래를 들어서인지

옛날 노래며 최신노래를 두루두루 알고 있었다.

술 한잔만 마시면 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불렀다.

1차가 술이면 2차는 노래방 3차가 술이면 4차는

다시 노래방 가는 게 우리의 법칙이었다.

기쁘다고 노래 한 곡

슬프다고 노래 한 곡

남자 친구랑 헤어지고 노래 한 곡

그때는 늘 음악과 함께 하던 그런 시절이었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20대 중반

직장생활을 하던 때

갑상선 기능 항진증 진단을 받으면서

목소리는 점점 잠기고

노래를 잘 부를 수 없게 되었다.

그때부터 노래를 부르는 것 보다

음악을 듣는 것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




20대에 유행하던 카페가 있었다.

그 당시로 치면 대형 카페였다.

커다란 스크린이 있고

DJ가 있는 그 카페에서 자주 데이트를 했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영상도 보고

자주 갔던 기억이 있다.

음악소리에 수다소리에 아주 시끌기끌했던 곳이었다.




그때의 기억이 나서

어제 아들과 함께 골방이라는 곳에 방문했다.


떠들 수 없고 잡담도 할 수 없는 곳

오롯이 혼자 쉬며 좋아하는 곡을 신청하고

음악을 듣는 장소였다.

20대에 갔던 곳은 시끄러웠지만

이곳은 음악에 집중할 수 있는 그런 곳이었다.

신청곡도 틀어주고 가볍게 술 한잔 할 수 있는 곳이었다.


예약제라 갈까 말까 고민하다

아들에게 사진을 보여주니 자기도 너무 가보고 싶다고

가자고 조르길래 전화해서 늦었지만 가도 되냐고 물으니다행히 그 시간에 예약이 없다며 오라고 하셨다


나도 아들도 술을 마시면 안도디니

논하이볼을 한잔씩 시키고 각자의 의자에 앉았다.


골방의 분위기를 정말 예뻤다.

신청곡도 예전처럼 포스트잇에 적어

주는 게 아닌 카톡 친구로 들어가 톡으로

보내는 시스템이라 사장님과 얼굴 볼 필요도 없었다.

생각나면 톡으로 전송하면 순서대로 틀어준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

나의 최애곡은 뭘까?

나도 아들도 자신만의 최애곡을 각자 톡으로

보냈다.




제일 먼저 떠오른 곡이 바로

크리스토퍼의 My heart였다.

딩고에서 크리스토퍼의 라이브를 보다가

듣자 마자 반해버렸다.

녹음보다 라이브를 더 잘 부른다는 크리스토퍼의

목소리는 나에게 들어와 머리부터 발끝까지

두근거리게 만들어 주었다.

뮤비와 함께 들으니 내 심장은 어찌나 나대는지...



두 번째 곡은 뭐 할까 고민하는 순간

나의 최애곡 <잠이 오질 않네요>가 떠올랐다.

시작부터 설레게 하는 곡

손이 절로 올라가고 두 팔을 나도 모르게

자동으로 휘젓게 하는 나의 최애곡이다.

장범준 곡은 대부분은 다 좋아하지만

그중 제일 좋아하는 곡이 이곡이다.

잠이 안올 때 곡 듣게 되는 곡이기도 하다.



세 번째 나의 최애곡

주현미가 불러서 더 화제가 되기도 했던

정용화의 <어느 멋진 날>

가사는 슬프지만 제목이 좋고

노래는 더 좋고 정용화 목소리는 더 좋은

나의 최애곡이다.

그러고 보면 나는 여자 가수보다

남자 가수를 좋아하나 보다.

'어느 멋진 날~눈물 나는 날~~~

뮤비와 함께 들으니 정말 빠져든다.


나에게 집중하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과 뮤비에

집중할 수 있는 행복

기분이 참 묘했다.

20대 때 갔던 그 카페와는 완전 다른 기분이었다.



네 번째 최애곡

이홍기, 유호승의 사랑했었다.

이 곡을 들으면 러브 감성이 뿜뿜

40대 중반이지만 20대의 풋풋했던

연애시절이 그리워진다.

과거형이지만 그냥 사랑이란 단어가 들어가면

괜스레 설레는 건 나이가 들어도 설레고 두근거린다.

두 남자의 고음 듀엣은 정말

나를 황홀하게 만든다.

꽁꽁 숨겨두고 혼자 듣고 싶은 곡이다.



다섯 번째 최애곡은 꼭 나와야 하는 곡

바로 잔나비의 노래다.

아마도 여기 오는 손님중 꼭 한분은  잔나비 노래는 필수로 신청하지 않을까 쉽다.

그만큼 이런 곳에서 듣기 너무 좋은 노래다.

잔잔한 노래도 좋아하지만 요렇게 톡톡 튀는

노래도 너무 좋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는 그리 많지 않다.

지금까지 좋아하고 있는 가수는

신승훈 김민종 윤종신  성시경

그리고 악뮤, 싸이,  잔나비다.


올해 잔나비가 울산에 오면 무조건 달려 갈려고

준비 중이다.




골방에서의 마지막 곡은

강민경, 잔나비의 <우린 그렇게 사랑해서>

술집에서 술 마시다가 흘러나온 노래였는데

듣자마자 반해서 검색해서 바로 나의 플레이 리스트에

저장했던 곡이다.


전부터 듀엣곡을 좋아했는데

김돈규, 에스더의 다시 태어나도 그리고

서인국과 은지의 듀엣곡 이후 처음으로

좋아하게 된 듀엣곡이다.


이 노래를 듣는  내내 내 입꼬리는 자동으로 위로 향해 있을 정도로 나의 최애곡이다.




내가 이렇게 나의 최애곡을 신청하는 동안


옆에 앉아 있던 숑군도 신청곡을 마구마구 넣고 있었다.

아들은 mz세대의 노래 주로 댄스곡을 넣었고

나는 주로 발라드였다.


서로의 곡을 나올 때마다 서로를 마주 보며 웃었다.

아들은 엄마 노래는 나와 맞지 않다고

발라드만 넣어서 재미없다고 했지만

나중에는 엄마 좋아하는 잔나비 노래 신청했다며

웃는 아들이다.


나도 아들이 신청한 곡들은  좋다고

아이돌 가수들 멋지다고 칭찬했다.


음악을 듣다가 옆을 보니 아들이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화면을 보고 있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럽던지


20대엔 사랑했던 사람이 앉아 있었다면

지금은 사랑하는 아들이 내 옆에 앉아서 웃고 있다.

그리고 함께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있다.

이 행복한 순간은 오래 기억 될 것이다.


골방지기에게 마지막 곡이라고 톡을 보냈다.


선곡이 너무 좋았다며 편하게 있다가 가라는 톡이 왔다.

내가 생각해도 오늘 선곡은 정말 최고였다.


아늑하고 편안한 의자에 앉자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어보셨나요?

오직 음악에만 집중하는 시간

나의 플레이리스트를 보니

나는 여전히 사랑이 고픈 40대였나 싶기도 하지만

음악이란 그런 거니깐


없던 감정도 만들어 내고

미운 감정도 없애주고

사랑하는 감정도 갖게 하고

행복하게도 해주고


골방을 나오니

골방지기님이 한마디 더한다.

-아드님도 어머니도 선곡이 너무 좋았어요.

-너무 좋았어요, 잘 쉬다 갑니다. 다음에 또 올게요


아들이 말한다.

-엄마 우리 다음에 또 오자

-그렇게 좋았어?

-응. 너무 좋았어

-그래 다음엔 엄마 혼자 올게~~

-우 씨


나는 그렇게 아들과 손을 잡고 걷다가

장난도 치고

요즘 유행하는 슬릭백도 따라 해 보고

신나게 웃으며 집으로 향했다.


음악이 주는 행복을 가슴에 담고...그렇게...




가끔 나의 플레이 리스트 중 최애곡 5곡을 골라보세요

내가 지금 어떤 감정이고

어떤 기분인지

아니면 어떤 기분이고 싶은지

최애곡을 들어 보면 알 수 있을 거예요~


자~지금 나의 최애곡 5개 찾아보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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