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엔 천사 같은 너인데

by Bagette J

윤서의 건강상태가 점점더 나빠지고 있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나서 무슨 일이 언제 어떻게 생길지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에 일주일동안 6시간 정도 쪽잠을 잤던것 같다

그러면서도 아무렇지 않게 버틸 수 있다는 게 사람이라는 동물이

참으로 대단함을 느꼈고 그 중에서도 특히 가족에 대한

사랑은 실로 위대하다는 걸 몸소 체험했다


둘째 주도 전주와 마찬가지로 거의 자지 못했고 그래도 부부가

둘 다 쓰러지면 안 되기에 긴급회의를 거쳐 교대로 자는 방안을

마련했으나 나는 출근해서 일한다는 명분으로 조금씩 잠을

자기 시작했는데 윤서 엄마는 불안한 마음을 가득 가지고 잠을

거의 자지 않았다 부모의 사랑도 위대하지만 엄마의 사랑이

정말 경이롭고 위대함을 느낀다 그리고

잠을 거의 자지 않고 윤서를 유치원 등원시키고 많이 줄긴했지만

구리에 재활까지 다녀오는 윤서 엄마가 참으로 대단하다


윤서는 엄마 아빠가 자지 않고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걸 아는지

새벽이 되면 1~2시간씩 아무 이유 없는 울음을 시작한다

엄마 껌딱지인 윤서를 엄마가 달래고 신경 쓰고 무슨 말을 해도

통하지 않고 계속 울기만 한다 쉬지 않고...

어디 아픈 건 아닐까? 새로운 병이 진행되는 건 아닐까?

막연하게 걱정하다 날이 밝으면 신기하게 웃으면서 잘 지낸다

도대체 정체가 뭘까? 너무너무 답답하고 속상하다

(아프면 어디가 아프다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또 이 생활이 이 패턴이 적응돼서 나름 잠을 조금 못 자고

힘들어도 또 어떻게 일상의 생활들이 소화가 된다 참 신기하다

(자나 깨나 잠을 못 자고 끼니도 거르는 윤서 엄마가 걱정이다)

나는 출근한다는 핑계로 새벽 2~3시쯤 잠이드는데

그럼에도 평생처음으로 가위도 눌려보고 잠을자도

자는 거 같지가 않아서 늘 불편하고 가족에게 미안하다


그래도 이번 연휴 기간에는 장모님이 계셔서 추석 당일

하루 종일 잠만 잔 거 같다.. (아무 생각 없이 푹 잤다)

딸 잘 키워서 시집보내면 그만인데 아픈 손녀딸 때문에

고향땅을 떠나 근처인 의정부까지 이사 오시고 늘 우리 가족을

위해 신경써주시니 감사할따름인데 보답할 길이 없어

늘 답답하고 죄송스러운 마음뿐이다 가족 중에 누가 아프면

이렇게 집안 전체가 다 비상상황이 돼버리는 것 같다


윤서가 요즘 워커를 타고 걷는 일을 너무너무 좋아해서

좋은 곳도 보며 달리고 마트도 달리고 하는데 조금은 이상해졌다

예전에는 윤서랑 같이 다니면 이쁘다 귀엽다 이런 소리 많이

들어서 혼자 어깨가 으쓱해지곤 했는데 언제부턴가 그런 시선이

다른 시선으로 변해가는 것이 피부로 느껴지기 시작한다


윤서가 피해 주는 건 없는데 워커로 다니는 모습이 불편한가요?

윤서가 조금은 다르게 생길 수 있는데 피해가 가는 부분인가요?

아이에게 안녕이라고 말 거는 게 굉장한 실례인가요?

윤서가 웃는 모습이 부담스러운가요?

윤서를 벌레보듯 힐끔힐끔 쳐다보는 건 무슨 경우인가요?


아픈 희소질환을 가지고 장래를 가지고 있는 윤서지만

이 사실을 알기 전에 나도 분명 장애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가 깨우친 부분도 있고 깨뜨리지 못한 부분도 있지만

요즘 아픈아이의 부모로써 편견과 주위의 시선이 따뜻해지지

않고 있음이 너무너무 속상하다

(아직은 좋은 분들이 더 많이 계셔서 버티고 있습니다)


내 눈에는 세상 누구보다 이쁘고 천사 같은 너인데

이제 워커로 세상을 부분적이나마 마음대로 다닐 수 있게 됐는데

윤서는 웃어주고 인사하며 세상사람들과 소통하려하는데

그게 녹록지 않음을 윤서가 느낄까 봐 상처받을까 봐

부모가 받는 상처보다 아이가 받을 상처에 너무 괴롭다


윤서가 신연기 수술로 병원에 입원했을때 윤서와는 다른질환인

아이와 윤서와 아이휴게실에서 있었는데 이제 초등학생인 아이들이

그 아이에게 손가락질하고 놀리는 모습에 처음 충격을 받았다


평소 어떤 말에도 활발했던 그 아이가 고개를

숙이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곳을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너무 아팠던 기억이 다시금 떠오른다..


그와 비슷한 상황들이 하루 중 대부분을 몸소 체험 중이다

옆에서 볼 때보다 피부로 부딪히는 현실이 더욱더 힘이 든다

오늘은 심지어 어른이 아닌 아이들에게 받은 시선과 말들이

더더 힘들게 하는 하루인 것 같다


"그러나 또 지나가리라"

강해져야지.. 엄마 아빠가 더 강인함으로 무장할게

아빠 엄마도 윤서가 이러지 않았으면 무심코 그랬을지도 몰라

하지만 이 세상에는 좋은 사람들이 더 많고 그 사람들도 언젠가는

느끼고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있을 거니까 걱정하지 말자


윤서의 건강이 점점 안 좋아지고 있다지만 아빠 엄마는

항상 밝에 웃어주는 윤서가 있기에 아직 이사실을 인정하지

못하겠어 항상 생각해 "차트가 결과지가 바뀐 걸 아닐까?"

기적이 생겨서 윤이 서안에서 꿈틀거리는 병들이 다 낳았으면

좋겠다 오늘 하루는 되게 우울했는데 딱 10분만 우울하고

내일도 아빠랑 함께 즐거운 시간 보내자

오늘도 내일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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