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모습이 가장 아름다운 너

by Bagette J

치료법과 치료 약이 없는 병과 친구가 되어버린 윤서는

언제 어느 곳이 아프고 힘들지 모르기 때문에 일 년에

한번 병원에 입원해서 전체적으로 검사를 받는다

3박 4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오늘 드디어 퇴원을 했다


갑작스러운 수술 후에도 윤서가 회복도 잘하고 건강하고 밝은

모습으로 지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것은 순전히 엄마 아빠의

바람이었나 보다 점점 한계점에 부딪히고 현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이 상황이 너무도 싫다


이번 입원 후 얻게된 선물은 대단원의 약물치료의 시작이다

마음이 너무너무 아프다 퇴원 후에도 할 일과 숙제는

점점 늘어나기 시작한다 이제 밥 말고 꼬박꼬박

챙겨 먹어야 하는 약도 생기고


잘 때 갑자기 일어나서 우는 윤서가 급작스럽게

심장이나 몸에 어디가 고통스러워 우는지

엄마 아빠에게 신호를 보내는지도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퇴원 후 일주일 동안 잠을

제대로 잔 적이 없는 것 같다 윤서 엄마도 물론이고

벌써 지친다 언제까지 이렇게 지내야 하는 걸까

다행히 처음으로 골다공증 치료제까지 맞고

열이 오르락내리락 했지만 씩씩하게 잘 버텨준

윤서가 너무나 고맙다


퇴원 후 며칠은 그래도 힘들었는지 축 처진 모습으로

지내다가 주말이 돌아오자 다시 밝은 모습으로 변신해서

워커로 산책도 하고 방긋 웃는 너를 보며

일주일 동안 못 잤던 피로가 싹 사라졌다


워커 타고 세상을 자신의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걸을 때

만큼은 밝은 너의 모습에 늘 고맙고 감사한데

부모기 때문에 앞으로 어려운 나날을 견뎌야 할

너를 생각해야 하는 것도 너무너무 싫다 웃음과

행복만 가득한 곳에서 살게 해주고 싶은데..


골밀도가 낮고 심장이 고장 나고 피는 역류해서

온몸 구석구석 아픈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이렇게

잘 웃고 워커로 신나게 돌아다니는데 그동안 받았던

검사가 잘못되었나? 누구랑 바뀐 걸 아닐까?라는

부질없는 헛된 상상도 해보며 쓴웃음을 지어본다


나는 세상에서 병원이 제일 무섭고 싫다..

어렸을 적에 어머니가 심장판막 수술을 하시고

적막이 감도는 차디찬 수술실 앞에서 어린 마음에도

엄마와 오래 살게 해주세요 하며 두 손 모아 기도하던

아직도 그날의 기억과 그 순간이 생생하기만 하다


중환자실 특유의 그 소독약으로 가득 찬 공간이 어린

나의 머리를 지끈지끈 아프게 하고 늘 암담한 결과만

우리 가족에게 준 병원 좋은 기억으로 온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보다 더 무서운 건 그때의 기억이 하나하나 눈앞에

생생하게 떠오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다들 거창한 꿈을 꾸는 어린 시절에도 사실 나는

그냥 지금 주변의 친구들처럼 평범하게 사는 게 나의

꿈이 되어버렸다 그때는 내가 열심히 살아서 성인이 되고

아빠가 되면 그래도 한숨 돌리며 살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

했었는데 누군가에게 내 소박한 꿈을 전에 이야기 한적이

있는데 "평범하게 사는 게 제일 어려워"라고 한말이 결국

오늘날의 현실이 되어버렸다


"신은 견딜 수 있는 시련만 준다"? 맞는 말일까?

내일 당장이라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확실한

윤서의 건강이 나를 제일 괴롭게 하고 힘들게 한다


그래도 늘 밝은 모습으로 웃으며 아빠를 불러주는

윤서가 있기에 내일모레 미래 걱정은 뒤로 미루고..

좋은 것들만.. 행복한 추억만.. 웃는 모습만 기억될 수 있게..

항상 최선을 다할게 엄마 아빠가

오늘도 내일도 사랑해 조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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