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과 마음의 방패가 제일 약해졌을 때 고깃집에서의
충격은 지금까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나에게 전해줬고
다시는 놀이방이 있는 고깃집은 다신 가지 않겠다는
트라우마 아닌 트라우마까지 생겨버렸다..
너의 그 초롱초롱한 눈망울 속에 빠져들어 헤엄치는 것과
밝은 미소를 보며 웃음 짓는 거 외엔 아무것도 하기 싫고
다 내려놓고 싶은 마음뿐이다
자존감부터 내 모든 것들은 다 낮아지고 할 수가 없는데 건들면
금방이라도 터져버릴 것 같은데 아무렇지 않게 하루하루 지내야
하는 순간들이 나를 더 힘들게 한다..
겪어보고 느껴본 사람들만이 아는 그 마음 절대 일반적인
상황에서 헤아림을 얻을 수 없는 그 슬픈 마음의 울림들
지긋지긋한 두통까지.. 하루하루가 너무너무 힘들다..
3월초 윤서는 파미드로네이트 7회차 주사와 신장 심장 치과 등의
여러과를 순회하며 진료를 받았으며 저번 입원 때 당장이라도
수술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씀하시던 교수님은 길고 긴 상의 끝에
끝내 수술 시기를 늦추자고 말씀하셨다.
윤서의 심장이 많이 고장 나서 안 좋아지고 있는 건 맞지만 수술을 해도
예후가 좋을지도 모르고 했다고 해도 윤서의 주질환인 뮤코 지방증 병의
특성 때문에 심장수술을 해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다는 충격적인
말씀을 하셨다
윤서를 위해 무엇이 옳은 것인지 몇 날 며칠을 고민하며 병원에 갔는데
선생님들도 많은 고민을 하셨나 보다 아 맞다 잊고 있었다 윤서는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이는 온몸 구석구석 고장 나도 지켜볼 수밖에 없었지
이러한 현실을 자각한 채 이상적인 미래를 꿈꾸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해가 가면 갈수록 몸의 여러 곳에서 이상이 발생하고 그리하여 보는 과는
점점 늘어나고 위험한 순간들이 자주자주 엄마 아빠의 목을 조여온다
하루 종일 잘 놀고 행복하게 하루를 보내고 밤이 찾아오면 어둠의
그림자가 언제 윤서를 찾아와 안내할까 두려워 밤새 잠 못 이루는
나날들을 언제까지 계속되어야 한단 말인가..?
심장이 아파지는 속도가 빠를수록 윤서의 행동 하나하나에 의문이
가고 주변에서 들리는 속상하고 안타까운 일들을 접할 때마다
우리 차례는 오지 않을 거야 하면서도 늘 불안감 속에 지내고 있다
겨우내 유치원에 가길 거부하던 윤서는 새 학기가 시작하고
다시 예전처럼 돌아왔다 기존 윤서반 친구들 6명과 새로운 친구들
9명이 함께 지내고 있는데
역시나 9명의 친구들 중 그 몇 명은 얘 이상하게 생겼어 그렇지 않아?
라고 했다고 한다 그런데 윤서와 같이 지내던 친구들이 아무렇지 않게
"왜 귀엽잖아?"라고 윤서의 진정한 친구가 되어 주었으며
"선생님 윤서는 왜 못 걸어요?" 등등의 집요한 질문에도 아이들은
"불편한 거야 우리가 도와주면 되잖아"라고 말해줬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듣고 얼마나 감격스럽던지 좋은 친구들이 있어 윤서가
유치원에 그렇게 가고 싶어 했다고 느꼈다 언제까지일지 모르는
윤서에게 아빠 엄마가 줄 수 없는 밝은 에너지와 좋은 추억을 쌓아가는
빛누리반 친구들에게 너무너무 감사하다..
윤서를 통해서 세상을 다시 보고 많은 것들을 배운다 아픈 아이를 키우는
나조차도 처음 병원생활을 시작했을 때 이런 처음 보는 조금은 각기 다른
아이들과 접하는 상황에 적응하는 데는 조금의 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
왜냐면? 우리는 한 번도 그런 상황을 겪어본 적이 없었다
책에서만 보던 편견 없는 세상 더불 어가는 사회 따뜻한 세상은 글로 배우며
강조하는 게 아니라 생활 속에서 몸과 마음으로 가깝게 배워야 한다는 걸
다시금 깨닫고 느끼게 된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이런 것들을 책으로만 보며 이렇게 해야 한다고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가면서 스스로 보고 배우며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 이건 어른들의 몫인 거 같다
허물어졌던 내 마음의 벽이 아직 완전하게 단단해지지 않아 지금도
너무너무 힘들다.. 당장 지금 이 순간 아니면 내일이라도 찾아올 수 있는
불확실 성한 미래와 초조하게 살아가야 하는 순간들
하지만 아무도 모르는 내 마음의 울림일 뿐..
오늘 밤도 아무 일 없이 내일 웃으며 친구들과 만날 수 있기를
사랑해 윤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