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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는 여기서도 '지원불가'

예비산모 記. 2

by 시호

'예비산모'가 된 그날부터 문턱이 닳도록, 잦은 병원 방문이 시작됐다. 그리고 이 병원 방문이라는 건 늘 '비용'을 동반했다. 놀라운 점은 매번 결제 금액이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이다. 역시 난임부부가 된다는 건, '밑빠진 독에 '돈' 붓기'가 시작된다는 얘기다. 결과는 보장할 수 없지만, 아이를 갖고 싶다면 매번 실낱 같은 희망을 갖고 시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난임 부부를 위한 시험관 시술에 정부지원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신선배아 최대 7회, 동결배아 최대 5회, 인공수정 최대 5회로 횟수 제한이 있긴 하지만 이게 어딘가. 매 회차 150만원을 넘나드는 비용이 드는 점을 감안하면 이것도 감지덕지다. (얼마 전 병원 추천으로 맞은 면역글로불린 주사는 무려 44만원이었다. 보험지원이 안된다고ㅠㅠ 솔직히 의사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하면 아무리 비싸도 거절하기 어렵다. 만약 이 주사를 안 맞아서 임신이 안되면 어쩌나하는 불안감 때문이다.)


하지만 보건소를 방문해 확인한 결과, 이같은 정부지원도 맞벌이 부부에게는 '하늘의 별따기'였다.

나처럼 가구원수가 2인이고 맞벌이라면, 두 사람의 급여를 합친 금액이 555만 9000원을 초과하면 안된다.


확인결과 역시나, 지원 불가!!!!


물론 안다. 555만 9000원이 적지 않은 금액이란 사실을.

하지만 시험관 시술이 필요한 이유 중 적지 않은 부부들의 사유는 나이 때문이다. 요즘처럼 결혼이 늦어지고 있는 시대에, 어느덧 직장생활을 시작한지 10년이 훌쩍 넘은 30대 중후반 혹은 40대 남녀가 급여를 합친다면 555만 9000원을 넘는 경우가 꽤나 많지 않을까. 반으로 쪼개면 한 사람당 급여가 277만 9500원이다.


그리고 사실, 요즘처럼 집값 · 물가 등 모든 것이 고공행진 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 부부의 한달 급여를 합친 금액이 555만 9000원이란 건, 결코 풍족하다 말할 수 없는 액수다. 각자 사회생활을 하면 필요한 비용도 있고, 생각보다 기본적이라 할수 있는 '의.식.주'에 어마무시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운 좋게 부모님의 지원을 받아 집 마련이라도 했다면 상황은 달라지겠지만 그렇지 않은, 나같은 부부들이 많지 않을까.


직장인은 유리지갑이라 세금도 탈탈 털리는데, 이런 정부지원에서도 혜택을 받는 게 역시나 '언감생심'이었다.

아~~~


종종 뉴스에서는 대한민국 인구가 줄고 있다고, 태어나는 아이들이 날로 줄고 있다고 보도한다. 그러면서 국가에서는 저출산을 해결하기 위해 각종 정책을 통해 인구 증진을 위해 노력한다고 한다.

하지만, 실상 우리처럼 진심으로 아이를 갖기 원하는 부부들에게 이런 정부 혜택은 현실과 너무나 괴리가 있어 보였다.


그래도 어쩌겠나. 내돈내산!! 허리띠를 졸라매더라도 아이가 갖고 싶은 것은 나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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