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줄서던 집이다. 가격도 합리적이고 무엇보다 맛이 좋았다. 그뿐인가. 피자를 시키면 다이어트의 적이라 할 수 있는 밀가루가 없는 떠먹는 피자가 나온다. 금상첨화다. 최애 가게 중 하나였다.
본의 아니게 길어진 재택근무 중 간헐적으로 출근하게 된 날, 그 식당을 찾았다. 오랜만에 회사에 찾아와준 친구와 함께.
당초 이 식당을 가려던 것은 아니었다. 처음 찾은 곳에 생각 외로 사람이 많아 헤매던 중 그 집이 생각났다. 순간, 그 집 식당의 맛있는 음식들이 떠올랐고 입맛을 다시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직장인이 점심으로 먹기에 가격도 비싸지 않고, 무엇보다 음식이 깔끔하고 맛있어서 늘 대기줄이 있는 집이다. 낮 12시를 살짝 넘긴 시간이라 대기줄이 길지는 않을까, 걱정반 기대반 그곳을 찾았다.
"여기 엄청 줄서는 집이야. 내가 좀 빨리 걸어서 가볼게."
느릿느릿 걷는 친구에게 양해를 구하고 내달리듯 가게문을 들어섰다.
아... 이게 무슨 일일까. 가게 안이 텅 비어있었다. 구석의 한 테이블에서 여자 4명이 식사를 하고 있을 뿐이었다. 식당 안쪽으로 우선 자리를 잡았다.
대기줄이 있을까봐 서둘러 걸어온 내가 머쓱해진 순간이었다. 도대체 지난 몇 달간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여기 다 맛있어. 시그니처 메뉴 하나랑 피자 시켜서 같이 나눠 먹을까?"
우리는 사이 좋게 두 개의 메뉴를 시켰다. 손님이 적었던 터라 음식은 이내 테이블 위에 올라왔다. 음식을 한 입 떠먹은 친구는 기대 이상이라며 너무 맛있다고 손을 치켜세웠다. 역시 맛은 그대로였다. 하지만 우리가 앉은 후 들어온 손님은 단 두 테이블 뿐이었다. 대로변 가게들 중 원래 장사가 잘되던 집들은 어느 정도 회복을 하고 있는 듯 보였는데 왜 그럴까.
맛도, 사장님도 그리고 가게 위치도 변한 건 없다. 물론 이 가게의 위치가 그렇게 좋은 건 아니지만. 단 변한게 있다면 코로나19로 인해 거리의 유동인구가 줄어들었다는 것 뿐이다.
내 가게는 아니지만 마음 한켠에 속상한 감정이 들었다.
계산을 하면서 사장님께 물었다.
"저 단골인데 손님이 예전에 비해 너무 없어서 이상해요. 진짜 맛집인데…"
사장님도 이유를 알 수 없다며, 속상하신 듯 코로나19로 손님이 줄어든 후 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한숨을 쉬셨다.
이 사장님 뿐이랴. 급기야 요 며칠은 좀 나아질 것 같았던 코로나19가 더 창궐하는 모양새다. 사장님의 얼굴에 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지 않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