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지키는 도구- 글쓰기

프롤로그

by 청향

늘 깨어 있고 싶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욱 푸르게 당당하게 살고 싶었다.

허리를 곧게 펴고 어느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나답게 나만의 방식대로 살고 싶었다.


길이 보이지 않았을 때 보잘것없이 헐거워진 게 우연처럼 다가온 도구가 글쓰기였다.

일기를 쓰듯 내 안의 온갖 시리고 아픈 것들을 모두 불러 지치도록 함께 울고 함께 웃었다.


그토록 오래 치대며 대들며 뒤엉키며 뒹굴다 보니 거칠게 날뛰며 멱살을 잡아끌던 날것들마저 어느새 저마다 순하고 다정하고 가지런해졌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도 물색없이 당당해서 매사가 그저 구순하고 느긋해졌다.


불현듯 홀로 소소하게 즐겨온 눈부심을 콩 한쪽도 서로 나누듯 그렇게 환하게 나누고 싶어졌다.

불안하고 적막하고 소란한 시간에 지쳐 누군가 잠시 들러 숨 고르듯 쉬어가는 숲,

울창한 이 모퉁이 어디쯤에 놓일 편안한 의자가 되어보기로 한다.

서정의 글쓰기가 애틋하고 다정하고 꾸준한 도구이기를 희망하며

어쩌다 인적 없는 의자를 찾아 잠시 쉬어 갈 사랑스러운 그대들의 명상을 위하여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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