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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맥

깊은 바다 속

슬픔의 마그마 끓고 끓다

솟구쳐 올라 쾅.

저 산맥

나를 보라

나 심연의 슬픔 덩어리

느릿 느릿 길게 누운 등허리

저 슬픔의 긴 잔등 하늘아래 굽이치며 누워서 

저 멀리 나를 본다.


밤이 되면 

더욱 더 알 수 없는 

저 산맥

산중턱의 작은 집

깜빡이는 불빛이 비상구처럼

나를 홀린다.

나는 오갈데 없는 고아의 몸으로

버스 창가에 기댄 채

그 불빛을 보면서

헛된 기대를 품었었다.


너에게 가기까지

넓은 도로와 큰 강과

또 길과

논과 밭과 개울과 자갈길과

건널 수 없다.

나는 돌아서서 터덜 터덜 걷는다.

다시 살고 싶어 질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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