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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테크 Oct 12. 2020

해야 하는 건 알겠는데 계속 미룬다

근데 이게 잘 못인 걸까?

잘못된 걸까?

이런 경험이 있지 않은가? 해야 하는 건 알겠다 근데 그 일이 하기 싫고 계속 핑곗거리를 찾아 미루고 미루다 결국 포기하거나 닥쳐서 하게 된다. 누군가는 이걸 게을러서 잘못된 행동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본인의 기준에서 얘기할 때인 것이다.


나의 일을 누군가에게 맡겼는데 그 사람이 일을 하고 있지 않는 모습을 보았다면 그것을 게으르다. 귀찮아한다라고 폄하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게 잘 못된 것일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미룰 만큼 미루자

예를 들어 나의 경우 할 일을 미루어서 이득을 본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회사에서 업무를 볼 때 주어진 일을 정해진 기간에 해결만 하면 된다. 그럼 나는 최대한 그 기간에 가깝게 되기까지 업무를 해결하지 않고 미룰 수 있을 만큼 끝까지 미루면서 생각한다.


그렇게 미루고 미루다 보면, 겹치는 업무가 생기게 되는데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생기곤 한다. 만일 그 업무를 바로 처리했더라면 두번일 까지는 아니겠지만 비슷한 일을 해야 하는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계속 미룬다.


미루고 난 시간에는 내가 해야 하는 일이 아닌 하고 싶은 일을 하곤 한다. 이럴 때 일 수록 더 집중이 잘되고 뭔가 닥쳐서 하는 듯한 느낌에 머리가 핑핑 돌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닥치면 다 하게 되어있지만 그 상황을 스스로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어떤 굉장한 아이디어가 떠올라 계획을 짜고 실행에 옮기기로 한다. 이건 왠지 바로 해야 될 것 같은데?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난 일부러 뒤로 미룬다. 단순히 미루는 것으로 더 좋은 계획이나 다른 것들이 눈에 들어오고 우선시해야 할 일이 생기곤 한다.


지금 난 마케터로서 역량을 올리기 위해 공부와 일을 병행하고 있는데, 마케팅 기획을 다 해두고 바로 실행에 옮기기 며칠 동안 단순히 미뤄둔다. 그러면 안보이던 것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노하우를 방출하는 강의이며, 주변 얘기들을 통해 더 좋은 아이디어며, 빼먹었던 것들이 갑자기 생각나는 그런 상황들이 발생되곤 한다.


그래서 나는 미룬다.

앞으로도 계속 미룰 것이다.

완벽해 보이지만 미룬다.

일부러 미룬다.

닥쳐서 할 때까지 미룬다.


생각해보면,

가만히 한번 생각해보자. 어쩔 수 없이 미뤄지는 일이 발생하였는데 뜻하지 않게 한꺼번에 해결된다든가 아니면 할 필요가 없어졌다든가 하는 일이 있지 않은가? 그런 일은 과연 우연일까? 조금만 미뤄두고 생각해보면 충분히 알아볼 수 있는 일은 아닌가?


나는 계속 미루는 것으로 이러한 것들을 경험하고 어느 정도 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지금 이 글도 해야 할 일을 미뤄두고 작성하는 것이다. 이 글을 쓰고 있으면서 생각이 든다. 빨리 해야 할 일을 하러 가야겠다고 스스로에게 자책을 하게 되면서 닥쳐서 하게 된다.


이미 일을 미뤄둔 상태이기 때문에 신경 쓰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면서 무의식 속에 계속 생각하게 된다. 어떻게 처리할까? 빨리 끝내는 방법은 무엇인가? 처리 순서는 어떻게 되는가? 그러다 보면 시간이 닥쳐온다. 그러면 하게 된다.


'닥쳐서 하게 된다는 건 완벽에 가까운 상태에서 일을 진행하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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