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일을 잘하는 사람, 시킨 일만 하지 않는다.

by 콩떡아빠


“솔직히, 시키는 일만 해도 벅차잖아. 월급만큼만 일하자는 생각도 잘못은 아니라고 보는데?"



가끔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아니 솔직히 말해서 자주 한다. 나 역시 고개가 끄덕여지지만, 남들과 같은 속도로 걸어서 남들보다 앞서기란 쉽지 않다. 지금 더 멀리 가고 싶다면, 시키는 일만 하는 데서 멈추면 안 된다.



“시키지 않은 일까지 왜 해야 하나”

“굳이 아무도 안 시킨 일까지 해야 하나?”



이 질문이 가장 먼저 떠오를지 모르겠다.

하지만 세상에 없던 걸 만들라는 얘기는 아니다.

똑같은 결과라도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낼 방법을 찾으라는 의미다. 지금 하는 업무에 숨어 있는, 아직 발견하지 못한 문제나 비효율을 건드려보자는 뜻이다.



사소해 보여도, 직접 해결하면 달라진다



7년째 마케팅을 하면서 확신하게 된 사실이 있다.

바로 작은 개선이 쌓여서 결국 큰 차이를 만든다는 것이다.



신입 시절, 프로모션 효과 분석을 해야 하는데 데이터가 제대로 안 구해져 선배들이 우왕좌왕하는 걸 본 적이 있다.


“우리 팀에서는 직접 추출이 안 돼서, IT팀에 요청해야 해.”

“그게 번거롭고, 그냥 비슷한 데이터로 대충 분석하면 되잖아.” 솔직히 ‘왜 이렇게 대충 넘어가나?’ 싶었지만, 당시 나는 신입이라 섣불리 나서기 어려웠다.


그러다 똑같은 업무가 내게 주어졌을 때 ‘직접 프로세스를 만들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IT팀을 찾아가 “이런 데이터를 뽑으면 현업에도 도움이 크다”라고 끈질기게 설득했다. 처음에는 귀찮아하던 IT팀도, 내가 의도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니 움직였다.


결국 우리 팀은 더 쉽고 빠르게 프로모션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게 됐다. 비록 회사 전체를 뒤흔드는 혁신은 아니었지만, 팀 내 효율을 크게 끌어올린 소중한 성과였다.



“그렇다고 모든 걸 다 하긴 어렵지 않나”



열 번 중 아홉 번은 벽에 부딪힐 수 있다.

그럴 때면 지치고, ‘이 정도면 잘하는 것 아닌가?’ 하고 스스로를 합리화하게 된다. 하지만 일을 정말 잘하는 사람은 못해도 하나씩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시도를 거듭하다 보면 결국 하나는 뚫린다. 그리고 그 하나가 쌓여서 평판이 달라지고, 커리어가 바뀐다.




기본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단, 정작 해야 할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아이디어만 남발하면 역효과가 난다. 본연의 업무를 확실히 해내면서,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개선점을 찾아야 한다. 협업 부서나 팀원들과 사전 교감 없이 혼자 나서면, “쟤 왜 저러지?” 하는 반응만 돌아올 수도 있다.



결국,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돋보인다



회사 일은 항상 예측 못 한 변수로 가득하다.

마케터라면 특히, 상황을 해결하고 결과를 내는 능력이 곧 경쟁력이 된다. 오늘부터 작은 질문 하나만 더 던져보자.

‘지금 맡은 업무, 좀 더 간단하게 처리할 수는 없을까?’


아무도 시키지 않은 그 개선이, 결국 나를 시키는 일만 하는 직원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마케터로 만들어줄 것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사회생활이 처음일 때, 미리 알면 덜 막막한 5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