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나라로-한성백제박물관

by 선재

지난 7월에 나의 터전 광주를 떠난지 5일정도가 될 즈음 백범기념관 이외의 역사 관련 탐방이 하고싶어졌다. 오랜만에 만난 내 친구나 군대 동기,후임도 무척 좋았다. 다만 무언가 하지 않았던 행위를 새롭게 하는 설렘도 무척 좋기에 지난 토요일과 월요일에 한성백제박물관과 아차산 보루를 보고 왔다. 이 글에서는 지난 토요일 한성백제박물관 답사에 대해서만 쓰는것으로 간단히 갈무리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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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가 서울에 있었다는건 너무나 잘알고 있었지만 백제와 관련된 곳을 오는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한국사 전반적인 곳을 다루니 백제가 나오긴 하지만, 서울에 오면 광화문,대한민국역사박물관,경복궁,창덕궁,경교장등을 가곤 해 "고대국가" 백제의 흔적을 보지 않았다. 자칭 고대사를 좋아한다는 인간이 백제의 도성터 혹은 백제 박물관도 가지 않는게 우스워 한성백제박물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혼자 구경하면 아쉬우니 대학원에 진학한 모 동생과 함께 관람하기로 했다.



들어가자마자 풍납토성 성벽을 얇게 잘라 전시한게 내 눈에 띄였다. 이런 전시기법을 '전사'라고 한다. 지난 학기 전공수업때 수업자료 pdf에서 본 사진을 실물로 보이니 왠지 반가웠다. 5월에 고구려 답사를 갈때도 그제서야 수업자료 PDF에 적힌 말이 무슨 말인지 알게 됬었는데, 이 날 역시 그런 감정이 자연스레 맴돌았다.



마치 지층 같은 저 줄무늬들로 각기 다른 곳에서 흙을 가져와 부워 성을 쌓았다고 한다. 전시된 토성을 보는데 생각보다 규모가 크니까 잠시 갈 길을 헤맸다. 복도를 따라서 쭉 가면 되는데 순간 헤매니 대학원 다니는 동생이 나를 끌고 전시실로 들어갔다.



전시의 시작을 알리는 문구가 인상적이었다. 마한의 소국이었던 백제의 역사, 그 자체를 잘 함축한 말이라 잘 적어놓은듯하다. 엄밀히 말하면, 정확히 누가 세운지도, 언제부터 마한에서 벗어난 나라였는지는 모르지만 "더 큰 나라로"라는 표현될 정도로 점점 성장한 나라였던건 맞으니, 잘쓴 문구 임은 틀림없다.


옆에서는 드라마 근초고왕 장면이 그대로 나오니 신기했다. 박물관에서 전시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사극장면을 틀어주는경우가 되게 많다. 특히 내가 본 드라마가 나오면 유난히 반가운데 이번에도 그런 상황이었다.


한참을 보다가 문제의 요서진출설 관련 전시를 보다 한자가 다른걸 대학원생 동생이 찾아냈다. 자새히 보나 정말 요서 라고 적힌 한자가 틀렸다. 요하 서쪽,동쪽을 뜻하는 말이 요서 요동인데 둘의 한자가 다르게 표시한거 자체가 당혹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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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의 금관들, 왕이 쓴 금관이 아니라 지방실력자들이 쓴걸로 봐야한다는 이야기를 전공수업때 들었을때 꽤 놀랬었다. 이른바 금관이면 왕이 쓰는거라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나 라는 호모사피엔스의 생각이 짧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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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와는 다른 고대 복식을 보면 새롭다. 우리가 흔히들 아는 조선 후기 한복과는 다른 조금은 수수한듯한, 한편으론 독특한 복식이 내 취향에는 잘 맞다. 특히 저 모자로 쓴 절풍은 상투나 갓 과는 다른 미가 보여 너무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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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이 칠지도 앞에서 구경하고 계셨다. 고구려는 하면 광개토왕릉비, 신라 하면 경주, 백제 하면 칠지도 이니 그럴법도 하다. 내가 간 날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칠지도 지만 사실 칠지도는 백제가 일본에 하사 한것이기때문에 한국에 진품이 있을수가 없다. 가품 이지만 그래도 관람을 하기엔 충분한 복제품이었다.


이 칼에 백제 왕세자 라는 말이 나와 백제인데 왜 태자라는 용어를 쓰지 않는걸 아쉬워한 사람들을 많이 봤다. 그런데 대학원생 동생이 실제로 한나라때 태자와 세자를 정확하게 구분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해줘서 고대 시절 제후,천자국 용어가 정말 혼용해서 썼다는걸 또 다시 알아갔다. 비슷한 용례로 고구려 광개토왕릉비에 "세자 유류왕"이라고 적힌 점도 같은 경우라고 보아도 무방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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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의 적석총 모형이다. 아마 석촌동 고분군에 기단석까지 있는 모습으로 만든것 같은데, 보자마자 지난 답사때 본 고구려 장군총이 생각났다. 흔히 고구려와 백제가 같은 계열 국가라고 하는 근거중에 이 적석총을 많이 언급한다. 나중에 시간이 된다면 이 고분도 한번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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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직공도 라는 그림에 그려진 고구려 신라 백제 사신의 모습이다, 특히 고구려 사신이 옆에 왜와 비교되어 더욱 화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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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을 다 하고 나오는 길, 전시된 백제 장수 모형을 확대해 찍었다. 찰갑옷하면 고구려,판갑옷하면 백제나 신라를 떠올렸는데 판갑옷입은 백제장수를 보니 왠지 낯설었다. 분명 내가 아는 백제 장수는 맞는데..흠..뭐랄가 다이어트를 되게 많이한 친구를 4년만에 만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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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백제박물관에서 나온 이후 먹을텐데에 나온 고기국수 집에 가서 고기국수에 돔베고기를 먹으며 담소를 나눴다. 박물관에서,박물관 의자에서,고기국수집에서 심지어 이후 간 카페에서도 계속 이야기를 했는데도 지치지 않고 이야기를 나눴다. 둘다 어지간히 한국고대사를 좋아하나보다. 이렇게 내 첫 한성백제박물관 답사가 마무리 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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