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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J teacher Sep 19. 2021

원고를 마감하다

이제는 내 손을 떠났다

  지난주에 원고를 마감했다. 


  수행평가에, 학교업무에, 태풍으로 인한 원격수업 자료 준비까지... 학교일로 정신이 없을 때, 쉴새 없이 편집자에게 문자폭탄이 날아왔다.

  "선생님, 원고 확인해 보셨어요? 오늘 저녁까지 파트 1 검토하시고 보내주실 수 있으세요? 파트 2,3 보낼게요. 검토 끝나시는대로 보내주세요."

  출간일이 다가오자 몰아치는 원고독촉에 내 정신은 이미 다른 곳에 가 있었다. 낮에는 학교에서 시달리고, 저녁에는 원고마감에 시달리며 나는 이미 녹초가 되었다. 게으름을 부릴 수가 없었다. 

  "선생님, 책 표지 나왔어요. 한 번 살펴 보시고 연락 주세요."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 표지 시안만 10개가 넘었다. 북디자이너와 출판사에서 신경 써주시는 것이 느껴져 고마웠다. 하지만 

  '이거다!'

라는 생각이 들 만큼 한 번에 마음에 드는 것은 없었다. 아쉬운 점을 이야기하고, 수정을 요구하였다. 몇 번의 수정을 거쳐 출판사도, 나도 마음에 드는 디자인의 표지를 선정했다. 밤잠을 줄여가며 원고를 수정했다.

  "최종시안 보내드려요. 한 번 검토해 보세요."

  pdf 파일로 된 책의 겉표지와 표지 날개, 작가소개를 읽으며 이제 시간이 다가오고 있음이 느껴졌다. 하나의 파일로 정리된 원고를 읽으며 더욱 실감이 되었다. 


  예상보다 일찍 책을 출간하기로 하였다. 방학 때도 쉬지 않고 원고를 보완하고 수정해왔던 덕분에 일정을 맞출 수 있었지만 어떤 일이든 아쉬움은 있기 마련이다.

  '한 번 더 읽어볼 걸. 그때 그 글은 넣어달라고 할 걸.'

하는 생각이 들지만, 아쉬움은 때로는 다음을 위한 에너지가 되기에 남겨두기로 하였다. 

  "선생님, 마감했어요. 그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라는 편집자와의 통화를 끝으로 원고는 인쇄소로 들어갔다.

편집자와의 마지막 카톡

  정신없는 시간들이었다. 주말이면 사진기를 메고 제주도 이곳저곳을 다녔다. 퇴근후에는 스터디 카페로 직행했다. 썼던 글을 보고 또 보며 오탈자를 잡아내고, 글을 다듬었다. 

 

  이제는 내 손을 떠났다. 


  '번아웃된 많은 도시의 현대인들이 내 글을 읽으며 잠시라도 힐링을 했으면 좋겠다.'

라는 글을 쓰게 된 나의 첫마음을 생각하며 세상에 나올 내 자식과도 같은 글들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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