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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J teacher Jan 02. 2022

명월국민학교에 가다

폐교가 아름다운 문화공간으로 거듭나다

  명월국민학교는 한림읍에 위치한 곳으로 폐교된 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하여 카페와 갤러리, 소품샵으로 꾸민 다채로운 문화공간이다. 이곳에 도착하면 우선 넓게 펼쳐진 잔디운동장이 관광객을 맞아준다. 시골학교답게 넓은 천연잔디 운동장은 관리가 잘 되어 있어 아이들이 뛰어놀기에 좋다. 

명월국민학교 전경

  이곳은 입장료가 따로 없다. 다만 관광객들은 음료나 간식을 의무적으로 주문해야 하는데 이것이 일종의 입장료인 셈이다. 야박하게 주문하지 않았다고 하여 눈치를 주거나 쫓아내지는 않지만 관광객 모두 이 규정을 제대로 지키고 있다. 음료 가격은 그리 비싸지 않고 맛도 나쁘지 않아 불만을 가진 사람은 없다. 학교 건물에 들어서면 세 개의 교실이 있는데 첫 번째 교실이 음료를 주문하고 앉아 마실 수 있는 카페인 ‘커피반’이다. 이곳에는 다양한 음료와 먹거리를 판다. 어른들을 위한 커피와 차, 아이들을 위한 어린이 음료를 팔고 출출한 관광객을 위해 디저트와 분식류를 판매한다. 우리 가족도 아이들 음료와 커피, 떡볶이를 시켜 잠시 배를 채웠다. 음식의 맛도 괜찮아 돈이 아깝지 않다. 카페 한 켠에는 불량식품이라고 불렀던 옛날 과자들도 판매했는데, 내가 초등학교 시절 문방구에서 사먹었던 과자들이 모양 그대로 있었다. 이제는 이러한 간식을 불량식품이라 부르지 않고 레트로 식품, 추억의 과자라고 부른다. 딸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간식이 아폴로인데, 내가 초등학교 시절 즐겨 먹었던 간식이기도 해서 신기할 뿐이다. 

명월국민학교에서 파는 추억의 과자와 소품들

  ‘커피반’을 나와 복도에 들어서면 두 개의 교실이 더 있다. 가장 먼저 만나는 교실은 ‘소품반’이다. 이곳은 다양한 악세사리와 제주도 관련 소품,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다. 돌하루방 모양의 캔들, 디퓨저, 제주도 관련 배찌, 그립톡부터 반지, 목걸이 등의 악세사리, 옛날 학용품까지 이곳의 특색을 제대로 살린 소품들이 다양했다. 소품반에 들어올 때 어른들은 지갑을 열 준비를 해야 한다. 예쁘고 귀여운 캐릭터의 기념품 때문에 아이들이 그냥 지나치기 힘들 것이다. 

  ‘갤러리반은’ 포토존이라고 할 수 있다. 교실 벽에 예쁜 그림이 그려져 있고 옛날 걸상을 배치해 그곳에 앉아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교실 한쪽에 있는 풍금은 직접 연주도 해볼 수 있어 옛날 감성을 자극한다. 갤러리인 만큼 교실 벽에는 제주를 나타내는 작품들이 걸려있어 관광객이 잠시 걸음을 멈추고 그림을 감상할 수도 있다.

명월국민학교의 대표 포토존

  명월초등학교 복도는 밖의 풍경을 감상하며 음료를 마시고, 사진을 찍을 수 있게 꾸며져 있는데, 유리창을 통해 보이는 제주도의 시골 풍경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카페 밖에는 테라스가 갖추어져 있어 날씨가 좋은 날은 실외에서 커피 한잔을 마실 수 있다. 울타리가 쳐진 곳에는 ‘명월 지킴이’라고 불리는 다섯 마리의 순한 개들이 있어 반려견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 잡는다. 

  명월국민학교는 애물단지가 될 수 있는 폐교를 훌륭하게 리모델링하여 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킨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보인다. 제주도를 찾는 많은 관광객과 현지인까지 나날이 이곳을 찾는 사람이 늘어가고 있다. 햇볕이 따뜻한 날, 한나절 쉬다가 오기에 딱 좋은 공간이다. 

당신의 하루가 별보다 빛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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