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프탑텐트, 캠핑 제 2막이 열리다.
드디어 루프탑텐트 캠핑을 시작했다.
한 달 전에 텐트를 차 지붕 위에 올렸는데 집에서 한 번, 해안도로에서 한 번 잠깐 펴보기만 하고 지붕 위에 무겁게 달고 다니기만 했다. 텐트를 머리에 이고 자동차 주행을 하면 연비가 5km정도 뚝 떨어진다.
'도대체 왜 산 거지?'
라는 의문이 들 때, 큰 맘 먹고 동계캠핑을 가기로 했다.
텐트만 바뀌었을 뿐이지 캠핑에 필요한 짐은 그대로다. 더군다나 동계캠핑이니 난로에, 써큘레이터, 전기담요까지 오히려 짐이 늘어났다. 한참을 짐을 챙겨 떠난 제주도 한경면 청수리의 돌하르방 캠핑장! 우리 가족이 종종 찾는 캠핑장이어서 익숙했다. 이제 루프탑 텐트의 진가를 보여주어야 할 때다. 버클을 풀고 텐트를 펼친다.
띠로리~~
텐트가 펼쳐지는데 3분이면 족했다. 겨울에는 텐트만 있다고 캠핑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전실을 만들기 위해 거금을 들여 구입한 어넥스를 채결한다. 처음 하는 것이라 잠시 헤매기는 했지만 지퍼로 텐트와 어넥스를 연결하고 두 개의 폴대를 세워 팩을 박아주니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익숙해지면 5분이면 충분할 것 같다.
어넥스 안에 모든 짐을 집어넣고 캠핑 준비를 하는데 총 시간이 20분이면 되었다. 20분만에 릴렉스 체어에 앉아 쉬고 있으니 2시간을 텐트를 치고 짐을 정리하던 지난 날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여보, 너~~무~~! 좋아. 나 이것만 남겨두고 텐트 다 정리할래."
이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편했다. 아이들도 사다리를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이 재미있는지 새로운 캠핑에 만족해 했다.
루프탑텐트는 한 마디로 다락방 감성이다.
작은 다락방 위에 올라 창문밖 풍경을 보는 느낌, 이것은 쉘터나 리빙쉘텐트로는 알 수 없는 감성이다.
날이 추워 어넥스 밖으로는 한 발짝도 나가기 싫었다. 피워 놓은 등유 난로 앞에 옹기종기 앉아 음악을 들으며 가족과 이야기꽃을 피웠다. 캠핑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편한 집 놔두고 뭐하러 그 고생하고 밖에서 자?"
가끔 캠핑이 고단하면 나도 혼자서 이 말을 한다.
"미쳤지. 집 놔두고 무슨 고생이람?"
하지만 집에서는 스마트폰과 게임만 하던 아이들이 옆 텐트 아이들과 어울려 뛰어 놀고, 엄마 아빠와 함께 놀아주는 것을 보면 만족스럽다. 그런 이유 때문에 집에 돌아오기 무섭게 다시 캠핑장을 검색하고 떠날 곳을 알아보는 것이다.
처음에 루프탑텐트를 알아볼 때는 단지 내가 힘들다는 이유였는데,
가족들이 좋아하니 당분간은 이 텐트로 캠핑을 즐길 것 같다.
텐트를 차에 달고 제주도 이곳저곳을 누빌 생각을 하니 벌써 설렌다.
우리 가족의 캠핑 제 2막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