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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그리우면 카페 '서연의 집'에 간다

제주도에 살며 제주도를 그리워 하다.

by JJ teacher

나는 제주도에 살고 있지만 제주도가 그립다.


'제주도에 살며 제주도가 그립다니?'

이 말이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사실이다. 제주도민에게 제주도는 삶의 현장이기에 직장에 있거나 집에 있으면 제주도를 느끼기 힘들다. 초등교사인 나에게 서울의 초등학생이나 제주의 초등학생은 차이가 없다. 대한민국 어디를 가더라도 초등학교 교실의 모습은 비슷하다. 주중에 직장과 육아에 시달리다보면 주말을 기다리게 되고, 제주도가 더욱 그립다.

제주도가 그리울 때면 항상 떠올리는 곳이 있다. 바로 서귀포 남원읍에 있는 '서연의 집'이다. 이 카페는 2012년에 개봉한 영화 '건축학 개론'의 촬영지로 유명한 곳이다. 영화가 워낙 흥행한 까닭에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언제 가더라도 관광객으로 북적인다. 카페에 가면 엄태웅, 한가인 등 주연배우들의 핸드프린팅 동판과 영화에 사용되었던 소품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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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서연의 집' 소품들

서울에 살 때 제주도가 그리우면 영화 '건축학개론'을 보았다. 아마도 50번 이상은 본 것 같다. 제주도 여행을 와서는 무조건 이곳을 방문했고, 제주도로 이주한 후에도 여러 번 갔다. 내가 이 카페를 좋아하는 이유는 단순히 유명 영화의 촬영지이기 때문이 아니다. 이곳에 가면 제주도를 온전히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의 바다는 어디를 가도 예쁘지만 신기하게도 모두 다르다. 월정리의 바다가 에메랄드 빛이라면 성산의 바다는 시퍼렇다. 그리고 '서연의 집'이 있는 남원의 바다는 검푸르다. 아마도 남원의 바다를 장식하고 있는 검은 현무암 때문일 것이다. 제주도 바다 어디를 가도 현무암은 흔하지만 남원의 바다만큼 바다와 돌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곳은 없다. 그래서인지 검게 보인다.

20171112_134248.jpg 카페에서 본 제주도 남원의 바다

카페 '서연의 집'에서 커피 한 잔을 시켜 1층 폴딩창밖 풍경을 감상하다 보면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른다. 멍하니 바다를 바라보면 바다가 통째로 가슴 속에 들어오고 마음이 편해진다. 그런 까닭에 나는 복잡하고 괴로운 일이 생기면 '서연의 집'에 방문한다. 카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카페는 음료를 사는 것이 아니라 공간을 사는 것이다."

라는 말을 하는데 이 말의 의미를 처음 알게 된 곳이 카페 '서연의 집'이다.


요즘 직장이 바쁘고 복잡한 개인사에 치이다 보니

마음에 여유가 없는 나 자신을 느낀다.

지금 내가 있는 곳이 어디인지 잊어버리며 살 때가 있다.


'이러려고 제주도에 내려온 것이 아닌데......'


3월이 지나가고 있는 지금

서귀포 남원읍 위미 바다에 있는

카페 '서연의 집'이 그립다.


그곳에서 제주도 바다를 마음 속에

한아름 담아 오고 싶다.


나는 제주도가 그리우면

카페 '서연의 집'에 간다.

그곳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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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서연의 집'과 영화 '건축학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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