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고 할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아니 우리 신씨 가문에게는 분명 역사적인 순간이다.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은 이해하겠지만 우리 집안은 대대로 뼈가 굉장히 얇고 왜소하다. 운동을 하기 전까지 내 몸무게는 63kg을 넘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몸무게 앞자리 7은 우리 집안에서는 절대 달성할 수 없는 숫자로 여겨졌다.
"회원님은 일단 찌우셔야 해요. 지금 몸무게가 62kg니까 75kg까지 찌우고 식단조절하면서 운동하면 지방은 빠지고 근육만 남게 되어서 바디프로필 찍으실 수 있어요."
담당 트레이너의 말에 내가 든 생각은 한 가지였다.
'75kg? 그게 나한테 가능해?'
작년 6월 운동을 시작하고 드디어 앞 자리 수가 바뀌었다. 무려 1년하고도 4개월이 더 걸렸다. 아직 목표까지 5kg 더 남았지만 내가 70kg을 달성하기까지의 노력은 눈물겨웠다. 나는 원래 고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굳이 따지자면 채식주의자인데 고기를 먹느니 상추나 깻잎을 쌈장에 찍어 먹는다. 술을 마실 때도 안주는 먹지 않아 주위 사람들이 신기하게 생각했다. 입은 또 얼마나 짧은지 밥을 먹다가도 귀찮으면 그 자리에서 수저를 놓고 일어서기 일쑤였다. 유일하게 내가 가장 좋아하는 먹거리는 단백질과는 거리가 먼 과일이었다. 그런 내가 지금은 매 식사 때마다 닭가슴살을 두 덩이씩 먹고 있다. 하루 세끼 식사가 귀찮아서 아점을 먹고 저녁은 대충 과일이나 맥주로 대신했는데, 지금은 하루 네 끼를 아무렇지 않게 먹고 있다.
냉장고를 가득 채운 닭가슴살
운동..... 요즘 나는 일주일에 5번 이상 헬스장으로 출근하고 있다. 가만히 앉아 책이나 보고 글이나 쓰는 정적인 나에게 일어난 커다란 변화이다. 이렇게 눈물 겨운 노력을 했는데도 변화는 더디어서 이제야 70kg을 찍었다.
70kg을 찍고 담당 트레이너에게 이 사실을 알렸더니 트레이너가 말했다.
"이제는 지금보다 밥 한 숟가락만 더 드셔도 체중이 쉽게 늘어나요."
전문가는 따로 있다고, 트레이너의 말이 요즘은 현실이 되고 있다.
그동안 얼마나 불태웠던가....
오늘도 헬스장으로 출근을 했다.
요즘은 하루라도 가지 않으면 그렇게 찝찝하고 불안할 수가 없다.
올해 내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2022년이 가기 전 바디프로필 촬영이었는데 자신은 없지만 노력은 해 볼 생각이다. 바디프로필을 찍게 되면 브런치에 사진을 올려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