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근무할 때 친하게 지냈던 동갑내기 동료교사가 죽었다.
'잠시 통화할 수 있어?'
월요일 오전 9시, 전 직장동료에게서 문자가 왔다. 1교시가 시작하는 이른 시각에 온 문자, 예감이 좋지 않았다.
"OOO알지? 죽었어."
'말도 안돼...'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허탈한 웃음만 나왔다. 사실 이 친구는 함께 근무할 때 내가 은근히 부러워하던 친구였다. 모든 운동을 수준급으로 잘하고, 유머러스하고, 춤도 잘 추는 내가 하지 못하는 대부분의 것들을 잘하는 친구였다. 함께 마셨던 술만 해도 얼마가 될 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심지어 술도 나보다 잘 마셨다. 이 친구를 볼 때면 언제나 부러움과 질투심이 교차했다.
이 친구는 학교에서도 보기 드문 인재여서 학교의 힘든 일이나 궂은일은 도맡아 했다. 자연스럽게 학교의 큰 업무들이 이 친구에게 배정되었고, 전혀 투정 부리거나 불평 없이 최선을 다해 일했다. 그리고 누구보다 잘해냈다. 바로 그것이 문제였다.
이 친구가 쓰러진 곳은 학교였다.
토요일에도 학교에서 일하다가 과로로 쓰러졌다.
그리고...... 깨어나지 못했다.
오늘 하루, 단 한 순간도 이 친구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내가 처음 겪는 동갑내기 친구의 죽음이다.
"사람은 절대 최선을 다하면 안된다."
오늘 친구의 부음을 듣고 김영하 작가가 했던 이 말이 계속 생각났다.
사람은 절대 최선을 다하면 안된다. 그것이 직장이라면 더더욱!
아무런 의미가 없다...
나는 절대로 최선을 다하며 살지 않을 것이다.
적당히 게으름을 피며 살 것이다.
오늘은 잠을 이룰 수 없을 것 같다.
빨리 서울에 가서 먼저 떠난 친구에게 술 한잔을 올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