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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J teacher Feb 11. 2023

제주살이 6년차, 요즘 제주.

이제 제주 이주붐은 꺼진 것일까?

  우리 가족이 제주도로 이주한 것이 어느덧 5년, 제주살이 6년차가 되었다.

  이정도 제주에 살다보면 굳이 뉴스를 보지 않아도 몸으로 느껴지는 제주의 분위기가 있는데 확실히 예전과는 다르다.

쓸쓸한 제주 겨울바다

  2018년 2월 우리 가족이 제주도로 이주를 할 때는 제주도의 인기가 정점을 찍던 시기였다. 영화 '건축학개론', '계춘할망', '좋은날'등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영화의 인기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었고 '효리네 민박'은 1탄에 이어 2탄이 계속 방영되고 있었다. 매년 1만 명 이상의 인구가 제주도로 순유입 되었다. 자연히 '집 구하기'가 어려웠고 전세, 연세는 나오는 즉시 계약이 되었다. 계절을 가릴 것 없이 제주도 관광지는 사람들로 붐볐고 '아, 내가 관광지에 살고 있구나.'하는 것이 저절로 느껴졌다.  

  2019년~2020년 한차례 제주도 이주의 인기가 꺾이는가 싶더니  2021년~2022년 코로나가 발생하면서 제주도 이주는 다시 불이 붙었다. 코로나로 인해 많은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겪었지만 제주도는 예외였다. 어디를 가도 사람이 많았고, 음식점이나 카페는 사람들로 붐볐다. 경치 좋은 곳에 지어진 타운하우스는 연세가 나오면 집도 보지 않고 계약부터 하는 웃지 못할 일도 많이 일어났다.(실제로 우리 가족이 사는 타운하우스 이야기이다.) 내가 초등교사로 근무하다 보니 제주도 이주 분위기를 더 잘 느낄 수가 있는데, 전국의 초등학생 수가 줄어들어 학교가 폐교되었다는 뉴스는 나에게는 생소한 이야기였다. 제주도에서는 분교가 본교로 승격이 되고 학급이 증설되는 경우가 많았다.

https://www.yna.co.kr/view/AKR20210705093700056

  코로나가 풀려가는 요즘, 제주붐이 꺼져가는 것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

  일단 빈집이 늘어났다. 우리 가족이 사는 타운하우스는 시내와 가깝고 적당히 전원생활을 누릴 수 있어 인기가 좋은 곳인데, 빈집이 벌써 다섯 채가 생겨났다. 참고로 작년에는 빈집이 한 곳도 없었다. 이사는 나갔지만 이사를 들어온 곳이 지금까지 없다. 제주도에서 집을 구할 때 가장 먼저 살펴보는 '제주오일장신문' 사이트에는 세입자를 찾는 물건이 계속 올라오고 가격도 하강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제주도 초등학교도 변화를 겪고 있는데 부쩍 전출생의 수가 늘어났다. 코로나 기간 1~2년 제주살이를 하다가 다시 육지로 돌아가는 인구가 늘어난 것이다.

  여름 제주는 언제나 성수기이기 때문에 제주도의 분위기는 겨울을 보면 알 수 있는데, 작년까지는 겨울에 해안도로를 차로 달리다 보면 비수기임에도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음식점이나 카페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 해안도로를 달리면 문을 닫은 상점을 여럿 볼 수 있다. 관광객이 없는 제주의 바다는 참 어둡고 쓸쓸하다.

https://www.mk.co.kr/news/society/10624626

  제주살이 6년차, 나도 어느새 제주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제주도민이 다 되었다. 요즘 들어 부쩍 허전하고 외로움을 느낀다. 어떤 사람들은 제주도에 관광객이 너무 많으면 불편하다고 말하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사람들로 북적이는 제주도가 좋다. 해안도로를 달릴 때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행복한 미소를 짓는 사람들을 보는 것이 좋고, 예쁜 카페와 음식점에 사람들이 들어차 있는 것을 보면 나도 그 곳에 들어가 맛을 보고 기분을 느끼고 싶다. 제주도에 와서 행복한 미소를 짓는 사람들을 보면 나도 덩달아 행복해지는 것 같다.


  코로나가 풀리고 제주 이주붐이 많이 꺾였다고 한다. 제주도 여행 대신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비록 제주도의 겨울바다처럼 지금 제주는 많이 썰렁하지만, 그래서 내 마음도 외롭지만...... 나는 지금 제주도를 노랗게 물들일 유채꽃이 만발할 봄을 기다린다. 행복에 찬 사람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할 제주도를 그려본다.


  벌써 제주살이 6년차,

  나는 여전히 제주도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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