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하늘을 얼마나 자주 보십니까?

by JJ teacher

제주도에 와서 가장 달라진 점은 하루에도 몇 번씩 하늘을 본다는 것이다.

이곳에 살면 의도하지 않아도 하늘을 보게 된다. 들판과 오름이 많고 건물이 낮아(제주도는 건물을 지을 때 층고 제한이 있다.) 산책을 할 때도, 운전을 할 때도 하늘이 보인다.

하늘을 자주 본다는 것은 축복이다. 파란 하늘의 시원함, 다양한 구름의 모양과 색깔, 해가 질 때 세상을 물들이는 붉은 노을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내가 살아있다는 것이다. 도시에 살 때는 하늘을 거의 본 적이 없었다. 고층 빌딩과 아파트에 가린 하늘을 애써 올려다보지 않았고, 항상 쫓기듯 살았기에 앞만 보고 걷기에 바빴다.

제주도에 살면 하늘의 색깔과 상태에 민감해진다.

'오늘은 비가 올 것 같은데?'

'이번 주말에는 날씨가 좋을 것 같은데?'

날씨에 따라 생활패턴이 바뀌고 계획이 달라진다. 하늘이 어둡고 날씨가 좋지 않으면 덩달아 기분이 우중충해지고, 하늘이 맑고 날씨가 좋으면 기분도 좋아진다. 태어나 지금처럼 하늘의 상태에 민감하게 살아본 적이 없다.

바쁜 현대를 사는 우리는 하루에 하늘을 몇 번이나 올려다 볼까? 어쩌면 매캐한 자동차 매연과 미세먼지에 뒤덮인 하늘을 보기 싫어 하루에 한 번도 하늘을 올려다 보지는 않는지, 고층 건물에 둘러싸여 한 평도 되지 않는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이 번거로워서 고개를 젖혀볼 마음도 가지지 않는지, 그것도 아니면 하늘을 한 번 올려다볼 마음의 여유가 없어 외면하고는 있지 않은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분명한 것은 마음이 지옥과 같으면 아무리 넓고 아름다운 하늘이 눈앞에 펼쳐져도 보지 못한다. 반대로 마음이 평화롭고 행복하다면 한 평의 하늘도 올려다볼 수 있다.


오늘도 퇴근길 자동차 유리창으로 보이는 하늘이 다채로워 사진을 찍어본다.

하늘을 자주 본다는 것,

그것은 내 주위를 둘러볼 여유가 있고

나를 둘러싼 세상이 매일 어떻게 변화하는지 살펴볼 수 있으며

내가 세상과 함께 호흡하며 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다.

나는 오늘도 하늘을 올려다 본다.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느낀다.

SE-67d489e6-7cb0-482d-b4bd-fb67b5c94f58.jpg 퇴근길 운전하며 찍은 사진- 제주도의 하늘은 매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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