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시외버스 타고 2시간. 친구를 찾아 아부다비로!
새로운 만남은 늘 설렌다.
하지만... 외국인과의 만남은?
영어 회화에 서툰 난 외국인을 만나는 게 편하지만은 않다.
그런 내가, 처음 만나는 외국인 집에서 2박 3일을 보내기로 한 건 큰 도전이었다.
오 마이 갓!!!
두바이 현지에서 일하는 한국인 친구, 예지와 함께 지내기로 한 게 그나마 위안이었다.
외국인 친구의 집은 아랍에미리트의 수도, 아부다비에 있어서
우리는 아부다비까지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했다.
시외버스터미널은 2곳에 있다.
1. 알 구바이바(Al Ghubaiba) 역: 알 라스(Al Ras) 역에서 가까움. 2시간 걸림.
2. 이븐 바투타(Ibn Battuta) 역: 에미레이츠 몰(Mall of the Emirates) 역에서 가까움. 1시간 20분 걸림.
우리는 알 구바이바 역을 택했다.
두바이-아부다비 왕복 버스비는 50디르함.
우리 돈으로 약 15,000원이다.
시외버스 표를 끊어도 되고, (50디르함이 들어 있다면) Nol Card를 찍어도 된다.
우린 아부다비에 가기 위해 미리 Nol Card를 빵빵하게 채워뒀다!
버스 출발 시간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승객이 차는 대로 출발한다고 :)
버스에 짐을 싣고, 탑승!
여성은 앞쪽 자리에, 남성은 뒤쪽에 자리에 배정된다.
우리나라 시외버스와는 다르게 뒷문도 있었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일상적인 두바이의 모습을 실컷 구경했다.
두바이에서 가장 많이 본 모습은 '공사 중인 모습'이다.
공사하지 않는 곳이 드물 정도...
도시를 벗어나니 끝없는 사막이 펼쳐졌고,
낮은 건물들이 보이다가,
조금 더 높은 아파트들이 보이더니,
공장이 빽빽이 들어선 바다(?)가 보였다.
그리고, 얼마 가지 않아 아부다비가 모습을 드러냈다.
처음 만나는 도시지만 한눈에도 여기가 아부다비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부다비 첫 목적지는 우리를 재워주기로 한 외국인 친구의 집.
친구 집까지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택시를 잡을 때 유의할 점은 '불이 꺼진 택시'를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택시는 '빈 차' 불이 켜져 있어야 손님이 탈 수 있지만,
아랍에미리트 택시에 불이 켜져 있으면 손님이 타고 있다는 의미라고 한다.
그러니까 불이 켜져 있는데도 택시가 안 선다고 욕할 필요 없다!
또 두바이 택시는 (조금씩 다르지만) 12디르함 정도의 기본요금을 받는데,
아부다비 택시는 기본요금이 없다고 한다.
택시나 차를 타면, 흔하게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다.
소위 빌딩 숲.
예지 말로는 아부다비가 살기 좋은 곳이라는데...
빌딩 숲을 싫어하는 나는 '도대체 왜?'라고 생각했다.
이런 곳에서도 느긋하고 여유롭게 살고 있는 친구들을 직접 만나기 전까지는!
드디어 우리가 아부다비에서 묵기로 한 친구 집에 도착했다.
외관부터 심상치 않았다.
집 주인 소개를 하자면...
이름은 Amr. '아므르' 혹은 '암'이라고 부른다.
30대 중반의 남성이고, 이집트 출신 국제 회계사다.
앞서 일본 위스키 '히비키'를 사 달라고 부탁한 그 친구다.
(https://brunch.co.kr/@jju4rang/3)
아므르가 출근한 관계로 우린 졸지에 주인 없는 집에 들어가 짐을 풀게 됐다.
문을 딱 열었는데.....
아부다비가 한눈에 보였다.
감탄에 감탄을!!!!!
큰 방이 2개, 화장실이 3개 있었고
(아랍에미리트는 방보다 화장실이 더 많다고 한다.)
분위기는... 시트콤 세트장 느낌?ㅋㅋ
그런데...
월세가 몇 백만 원 하는 이 집이 회사 '숙소'라고 했다.
원하는 집을 고르면, 회사가 돈을 지불해주는... 뭐 그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므르 집에는 우리 말고도 2명의 게스트가 더 있었다.
조지아에서 온 셰르길과 토르니케!
(위 사진에서 일행이 아닌 듯 보이는 두 명의 남자다. 아직 안 친해서 ^^;)
셰르길은 소믈리에고, 토르니케는 전직 언론인이었다.
둘 다 직장을 구하러 아랍에미리트에 왔고, 지금은 아므르 집에 머물면서 직장을 찾고 있다고 했다.
차차 소개하기로 하고...
허기진 우리는 일단 밥을 먹으러 갔다.
아부다비에서의 첫 끼는 필리핀 음식!
아므르가 근사한 식당을 예약해 놨다며, 퇴근하고 다 같이 가자고 해서
간단하게, 정말 간단하게 먹으려고 했는데...
허기가 죄지. 허허...
기억나는 메뉴 이름은 제일 오른쪽, '치킨 아도보' 밖에 없지만, 다 맛있었다.
먹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데
아랍에미리트에는 인도 사람이 제일 많고, 그다음이 필리핀 사람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나라는 인종 차별이 심해서,
같은 레스토랑에서 같은 일을 해도 그리스인(유럽인)은 300만 원,
한국인이나 필리핀인은 100만 원을 준다는 게 아닌가.
철저하게 계급이 나눠져 있고, 최저임금도 없다는 아랍에미리트 사정을 들으니
박근혜 대통령의 청년 중동 텅텅 발언이 또다시 떠올랐다.
흥미로운 얘기를 주고받다 보니 밥 뚝딱!
다시 집으로 가서, 아므르가 퇴근할 때까지 기다리려는데
아므르가 퇴근했다며 다 같이 나오라고 했다.
방금 밥 먹었는데... 배고파도 좀 참을 걸 그랬나..... 생각하며
집 주인, 아므르를 만나러 내려갔다.
어떤 친구일까. 두근두근 긴장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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