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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담 Jul 13. 2016

방비엥의 밤은 낮만큼 아름답다.

밤을 즐기는 법

엉덩이 다이빙을 피날레로 블루라군에서의 물놀이는 끝이 났다. 이제 방비엥의 밤을 맞이하러 슬슬 가볼까나.

숙소로 가는 길, 길거리 음식으로 간단히 요기를 하기로 한다. 일행 중 몇은 과일가게 앞에서 망고를 3킬로는 샀는지 커다란 그릇에 손질된 망고를 한가득 3 봉지에 담아 넣는다. 그리고 나는 방콕에서 맛봤던 바나나 크레이프의 맛을 잊지 못해 라오스에서도 도전!! 하필 내 앞에 꼬마 손님이 열개를 주문 한다.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며 메뉴도 고르고 만드는 모습 구경도 하고 한참을 기다려 받아 든 쵸코 시럽에 연유 잔뜩 크레이프!! 손질된 망고 몇 킬로와 바나나 초콜릿 크레이프 하나를 받아들이는 시간이 얼추 비슷하다. 동남아를 가면 어디든 비슷한 거 같다. 뭐 하나 시키면 세월아 내월아~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것은. 기다린 만큼의 보람이 있다면 참 기쁘지만, 이번엔 기다림이 무색했다. 너무 달고, 너무 거칠고 방콕에서의 크레이프가 너무 완벽했는지 라오스의 크레이프는 별로~. 라오스는 역시 바게트 샌드위치가 최고!!

서서히 어둑해지며 해가 지고 있었다. 다시 서둘러 준비를 하고 한 시간 뒤 집합!! 우리의 저녁 일정은 단 하나!! 사쿠라바!! 방비엥의 밤 중 가장 핫하다는 그곳!! 해피타임에 가면 무제한 칵테일까지!! 해피타임에 맞춰 무제한의 알콜을 흡입하고 빠르게 흥을 돋우기 위해 마음이 급하다. 사쿠라 바 앞에 도착!! 두둥~!! 뭐랄까... 원주민 오두막??? 그런 느낌이었다. 아직 일러서인지 사람도 몇 명 없고 오두막 같은 이 곳이 깊은 밤이면 그렇게 핫해진다는 거지?? 믿어보기로 하고 좋은 자리를 잡아 앉는다. 

해피타임이 다가오자 전 세계 여행자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캐나타, 영국, 홍콩, 태국, 한국 할 것 없이 춤추고 게임하고 마시고~ 별거 없는데 각국의 사람들이 다 같이 모여 어울리다 보니 뭔지 모를 흥을 돋우는 것 같다. Beer Pong이라는 게임은 거의 나라별 베틀이었는데 처음엔 좀 재밌나 싶더니 지루해지는 경향이 있다. 그리하여 나는 맛반 보고 다시 술을 즐겼지. 무료 칵테일은 예상대로 싸구려 독주에 주스나 콜라 등을 섞어주는 것!! 하지만 가무에는 역시 음주가 따라줘야 하기에~ 맛이고 뭐고 시간이 없다며 아낌없이 들이켰다. 어느새 마당도 실내도 바글바글 사람들로 꽉 들어찼다. 그 안에서 땀을 뻘뻘 흘려가며 음악에 취해 술에 취해 사람에 취해 웃고 떠들고 춤추고 이 한 몸 부서져라 불태웠다. 

자정이 넘어서자 슬슬 사람들이 빠지기 시작했고 허기가 우리를 찾아왔다. 특별히 맛집을 찾지 않는 우리는 골목을 어슬렁 거리다 맘에 드는 가게에 들어선다. 어김없이 볶음누들!! 어딜 가도 쌀국수와 팟타이만 먹는 우리들은 초딩입맛?? 모험을 하지 않고 하나 맛있으면 그것만 판다. 야심한 시각이어서인지 또다시 한참을 기다려 받은 음식은 너무너무 맛있었다. 그리하여 다음날도 이곳에 또 갔다는 후문. 일행 중 누군가는 테이블에서 잠이 들고 남은 사람들은 열심히 먹고~ 땀 빼고 배 채웠더니 나른하지 않은가~. 숙소로 돌아가니 마당에서 숙소 사장님과 몇 명이 소주잔을 기울이고 있다. 나도 잠시 착석하여 낯선 이들과 라오스라는 타국에서 고국의 술인 소주를 한잔 기울이고 잠자리에 들어선다. 

여행은 참 신기하다. 속세에서 참았었던 나를 탈선할 수 있게끔 용기를 주고, 낯선 이들을 거부하지 않는 포용력과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도전의식을 한껏 발산해 준다. 정말 자유로운 여행이었다. 그래서 카메라를 든 시간도, 잘 찍은 사진도 거의 없지만 내 머릿속에 그리고 마음속에 라오스를 담을 수 있는 진짜 여행이었다. 그리하여 나는 다음날 밤에도 방비엥의 유흥을 아낌없이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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