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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jubless Jun 02. 2019

09. 중반기 공채가 뜰 시기

  나는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버텼지 의문스러울 정도로 빼곡한 일정을 소화하며 중반기 공채를 기다렸다. 하루에 길어야 4시간 정도를 자면서 약 5개월 남짓한 시간 동안 이뤄낸 것들은 오픽 IH , 중국어 4급 , 토익 875라는 성과였다. 어느 정도 기준점은 맞춘 듯싶었지만, 아직은 아쉬운 결과였기에 중국어 5급과 토익을 지속적으로 병행하기로 했다.


 승무원 준비생들에게 공채시기는 그저 그간의 일정 통계로부터 대략 유추해 볼 수 있는 일정일 뿐이다. 예상된 시기에 나와주면 고마울 일이지만, 회사의 사정에 따라 갑자기 나거나 공채가 무산되는 경우도 있기에 미리 준비해 두지 않으면 기껏 기다려온 공채 시기에 차마 이력서를 쓰지 못해 쓰라린 마음을 부여잡아야 하는 것이다. 속 쓰린 마음으로 공채와 멀어지는 경험을 하고 싶지 않다면 자격증도 언어 점수도 미리미리, 면접복도 미리미리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중국어 5급을 한참 준비하고 있던 도중 반갑고도 떨리는 국내 공채 소식이 들렸다. 국내 면접 소식이 들리면 각 종 승무원 관련 사이트 혹은 영어학원의 보드판에는 쪽지/공고가 붙기 시작한다. 면접을 위한 단기 스터디인 것이다. 서로 걸음걸이부터 면접 관련 질문에 대한 피드백, 마음만 잘 맞으면 함께 시간을 내어 면접복을 같이 보러 가기도 한다. 나 또한 기존의 토익스피킹이 있던 시간을 대신하여 국내 단기 면접 스터디를 일정으로 넣었다. 이번엔 그 전의 스터디를 고를 때처럼 다 겪어보며 선정할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에 채팅창에 들어가 분위기를 보고 함께 할 것인지, 아닌지를 빠르게 결정해야 한다. 그래야 서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으니까.


 국내 항공 면접을 준비하는 1단계는 공채 일정에 맞춰 이력서를 제출하는 일이다. 간혹, 회사 사정에 따라 갑자기 서류가 마감이 되는 경우도 있기에 공채가 났다면, 마지막 날까지 여유를 부리기보다는 서둘러 제출해 두는 편이 좋다. 이력서에 나오는 질문은 대략 내가 살아온 길 및 가정환경, 내 장점, 00 항공 입사 포부, 미래 계획 등으로 크게는 4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다. 이때, 나름의 팁이라고 한다면 나만의 특별한 무언가를 미리 생각해서 메모해 두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 또한 짧은 문장으로 요약하여 시작하는 한 줄은, 자신이 밑에 할 이야기에 대해 흥미를 유발하여 면접관들이 나의 이력서를 주의 깊게 읽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글자 수를 염두해서 너무 장황하지 않게 핵심만을 간결하게 쓰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물론, 이력서는 매우 쉽지 않은 관문이다. 이것도 저것도 전혀 모르겠다고 한다면 감정에 호소하지 말고 전달하고자 하는 사실에 대해 미사여구를 최대한 빼고 써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력서를 제출했다면, 면접복과 면접 구두를 준비해야 한다. 항공사마다 유니폼과 관련해 연상되는 색이 있긴 하지만 이보다 중요한 건 자신의 얼굴, 피부톤과 어울리는 가이다. 국내 항공사의 경우, 조금은 심플하고 깔끔한 복장을 추천한다. 대신 자신이 신경 쓰이는 부분을 커버하기 위한 의도적인 화려함은 예외로 한다. 최대한 입었을 때 내 얼굴이 화사해 보이며, 왠지 환해지는 느낌을 찾는다는 마음으로 면접복을 골라보자. 사실 면접복은 취준생들에게 있어 매우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많이 사봐야 내 얼굴과 어울리는 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적인 부담이 있는 경우, 흔히 ‘유관순 복장’이라고 하는 깔끔한 반팔 흰 셔츠와 검은 치마를 추천한다. 사실 흰 셔츠를 고르는 일도 보통 일은 아니지만 한 번 잘 골라두면 다른 면접을 볼 때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사실, 면접 복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구두!!!!! 보통 검은색에 아무런 장식이 없는 구두를 신는 것이 일반적이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카더라’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면접관들은 들어와서 배열대로 정렬되는 그 짧은 순간 80센트 이상 결정을 한다고 한다. 현재, 외항사에 근무하는 나는 이게 무슨 도통 말이 되는 소리인가 생각한다. 어쨌든 내 걸음걸이부터 서서 면접을 보며 다리가 떨리는지, 서서 정지해 있는 에티튜드 등을 본다는 한국의 항공사 면접관으로부터 좋은 인상을 받으려면 신발이 무조건 편해야 한다. 절대 내가 키가 작다고 무리해서 높은 굽을 신거나, 구두가 내 다리를 날씬하게 보이게 한다고 억지로 사이즈에 맞지 않는 구두를 신고 가서 면접을 보는 동안 곤욕을 치르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긴장해서 잘 나오던 말도 안 나오는 판국에 발까지 나를 신경 쓰이게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부수적인 것들이 준비되었다면 면접에 올인해야 한다. 아무리 과할 만큼 외적인 요소를 따지는 국내 항공사라지만, 어찌 되었건 면접관도 예쁘기만 하고 한 마디 하지 못하는 마론인형 같은 친구를 뽑진 않을 테니까 말이다.


  한국은 서로 나누고 베푸는 문화 때문인지, 자료가 참으로 방대하여 웬만한 항공사의 역대 기출문제를 찾아내는 것은 일도 아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과연 이 사실은 항공사가 모를까?라는 것이다. 답은 ‘아니다’이다. 알면서도 비슷한 문제를 아직까지 낸다는 말은 두 가지라고 볼 수 있다. 하나, 답이 중요한 것이 아닌 경우. 답보다는 말할 때 표정이나 혹여나 있는 안 좋은 습관들을 보는 경우들이 해당될 것이다. 둘, 같은 질문이지만 그 안에서 새로운 답, 기발한 답이 있길 바라는 경우. 그러므로 면접관 앞에서 서야 할 우린, 거울을 보며 답을 하는 연습을 해야 할 것이고 평소 일상에서 나만이 가진 장점이라고 생각한 것들을 틈틈이 메모해 개성 있는 답변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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