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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jubless Nov 01. 2019

11. 쉽지 않다. 취업의 길!!

  나는 머지않아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괜한 아쉬움이 많이 남는 면접이었기에 탈락의 고배가 그렇게 쓰디쓰지만은 않았다. 이제 승무원 취준생으로서 할 일은 다시 내 일상으로 돌아가는 일. 그리고 언제 열릴지 모르는 면접 공채를 위해 기다리는 일이다. 중반기를 보았으니 코끝이 시려질 무렵, 다시 하반기 면접이 날 것이다. 그래도 비교적 공채 시기가 일정하고 규칙적인 한국의 항공사는 양반인 것이다. 외항사의 경우, 한국인을 필요로 해서 열리는 것이기에 각 항공사의 한국인 필요 시기가 제각각이다. 공채가 나는 것이 축제가 될 만큼 드물게 나는 핀에어부터 4년 주기로 열렸었던 중동 항공사, 계약직 승무원을 위해 매년 비슷한 시기에 채용이 열리는 항공사들까지...


하지만 나는 나에게 1년이라는 시간만을 허락하기로 했었다. 그렇기에 한국에서 앞으로 열릴 면접을 예상해보았을 때, 내가 볼 수 있는 면접이 그렇게 많을 것 같진 않았다. 그리고 그 사실이 더욱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그래서 결심했다.


하늘에 떠다니는 비행기만을 쳐다보며 면접을 기다리는 대신 나는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기로!!


외항사, 특히 중동 대표 항공사의 경우 다양한 국적의 승무원들이 필요로 하다 보니 전 세계 각지에서 *오픈데이 형식의 면접이 열린다. 즉 면접의 기회가 많아진다는 사실!!


덧붙여 나에게 강박과도 같았던 30살이 될 나에게 선물 하나쯤 주고 싶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29살에 떠나는 유럽 배낭여행’리라는 것이 혹시나 그냥 터덜터덜 돌아오게 될 경우를 대비해 만든 방패막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나는 면접을 핑계 삼은 것인지, 여행을 핑계 삼은 것인지도 모른 채, 유럽 여행길에 오르기로 결정했다.


각 종 자격증과 스펙 만들기에 집중되어있던 하루 일과를 ‘배낭여행 및 외항사 면접 준비’라는 타이틀에 맞는 일과로 바꿀 필요가 있었다. 우선, 기존의 국내 항공사 그룹 스터디 대신 외항사 그룹 스터디에 매진하기로 했다. 중국어 자격증반을 회화반으로 돌렸으며, 하루 종일 매달려있던 토익 공부 시간을 조금 줄이고 영어 회화 모임으로 한동안 대체했다. 그리고 주말에 외국어도 연습할 겸, 이태원에서 일하기로 했다.


배낭여행 경비는 4년간 부어둔 사학연금과 적금 하나를 깨기로 했다. 그때까지 그 돈을 생활비로 쓰지 않기 위해서라도 아르바이트는 사실상 필요했다. 적지 않은 나이에 부모님께 용돈을 받고 싶진 않았으니까. 사실 이런 고민은 취준생들은 참 많이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지나온 입장에서 조언을 하자면, 부모님이 빚을 져서 도와주시는 것이 아니라면 꿈을 위해 지원을 받는 것을 추천한다. 조금씩 아르바이트하겠다고 돈을 모으며 시간을 보내기보다 그 시간에 빨리 꿈에 관련된 무언가를 실천으로 옮기는 편이 훨씬 생산적이기 때문이다. 단, ‘부모님의 지원이 헛되지 않도록 죽을 힘들 다한다’와 ‘추후에 받은 만큼 잊지 않고 효도한다.’가 조건이다.


아르바이트를 구하면서 시급만큼 유심히 본 것은 함께 일하는 구성원이다. 외국인이 운영하거나 외국인 손님이 많은 식당을 찾았다. 기왕이면 항공사 면접 시 이력서에 쓸 수 있도록 항공사와 관련될 법한 것들을 찾았다. 한편으로는 내가 과연 승무원이라는 직업을 정말로 하고 싶은지, 할 수 있는지 시험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외국인이 많이 다니는 곳으로 유명한 펍(Pub)과 식당 면접을 보러 다녔다. 시급이나 근무 환경은 아무래도 상관이 없었지만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공부에 지장을 주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당장에라도 일을 했으면 하는 곳은 있었지만, 늦은 밤샘 근무나 시간 조율이 어렵다는 이유로 마음에 드는 곳이 없었다.


그리하여 첫 번째로 시작하게 된 알바는....???



<다음 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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