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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jubless Aug 26. 2019

03-3. 비행 말고 여행 : 페루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비니쿤카, 우만따이

  마추픽추를 가기 위해 꼭 들러야 할 수밖에 없는 도시, 쿠스코. 그러나 쿠스코에서 가볼만할 곳이 마추픽추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마추픽추 다음으로 손꼽히는 대표적인 명소로는, 에메랄드 유리알 같은 호수에 펼쳐지는 반영 사진으로 유명한 69호수(Laguna 69), 버기카를 타고 달리는 와카치나(Huacachina) 사막 그리고 무지개 산으로 알려진 비니쿤카(Vinicunca)가 있다.


먼저, 69 호수는 와라즈(Huaraz)라는 도시 근처에 위치한 작은 호수이다. 조금 더 설명하자면, 안데스 산맥 중간에는 유네스코에 등재된 와즈카란 국립공원(Huascaran National park)이 있다. 그리고 그 국립공원 안에는 400개 이상의 호수가 있으며, 그중 하나가 우리에게 잘 알려진 69 호수인 것이다. 보통 새벽 4-5시에 쿠스코에서 출발하여 하이킹(왕복 6-8시간 코스)을 마치고 저녁 시간 때쯤 쿠스코로 다시 돌아오는 일정이 일반적이지만, 선호도에 따라 1-3박 이상의 패키지도 찾아볼 수 있으므로 자신의 체력과 여행기간을 고려해서 투어에 참여해 볼 수 있다. 당일 투어의 경우, 35솔 정도(국립공원 입장료, 식사 별도)에 다녀올 수 있다. (2019.05 기준)


- 우만따이(Humantay)

물론 앞서 소개했던 69 호수를 구경하는 것도 너무 좋았겠지만, 해발고도 4600m에 올라가는 데만 3시간 이상이 걸리는 트레킹 코스를 도전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운동을 나름 좋아하는 우리지만, 고산병은 ‘운동을 하던 사람이냐 아닌가’와는 별개의 문제였다. 하지만 고산병에 시달리는 저질 체력을 탓하며 맘만 상해할 수만은 없었다. 우리가 어떻게 경유해서 온 쿠스코이냔 말이다. 다행히 69 호수의 축소판이라고 불리는 우만따이 호수가 있었다. 우만따이 호수는 4200m에 위치하고 있지만 평지로 된 하이킹 코스가 대부분이다. 왕복 3시간 코스로 69호수에 비하면 반밖에 안 되는 하이킹 코스로 우리가 도전해 볼만한 곳이었다.

* 우만따이 투어 일정
   (보통 단체 투어로 60솔)
04:30 호텔 앞으로 픽업
07:00 조식
08:00 트레킹 (왕복 3시간)
17 :00 쿠스코 광장 도착
우만따이 호수 가는 길 전경

또한 이곳은 말타기 찬스가 있다!! 페루에서 출발하는 곳곳의 고산지대 관광지에서는 말을 가지고 거의 정상까지 올려 보내주는 아주 고마운 이들이 존재한다. 고산병 때문에 숨이 헐떡여지고 다리가 후들거릴 때쯤 들리는 또각또각 말발굽 소리는 구세주를 만난 느낌과 같다.


말은 처음부터 타는 것보다 중간쯤 서 있는 마부를 통해 타면 훨씬 저렴한 가격에 탈 수 있다. 끝까지 내 두발로 올라가 보겠다는 의지와 다르게 움직이는 다리 덕에 정상을 눈앞에 두고도 결국 두 명에 60솔을 부르고 말에 올랐다.


편히 올라서 그랬던 걸까? 아님 기를 쓰고 올라가는데만 집중하던 마음에 여유가 생겨서일까? 말을 타고 오르는 길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다. 게다가 산 정상에서 마시는 맥주는 그야말로 꿀맛! 무겁지만 들고 온 보람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고산병이 심한 사람이라면 고산지대에서 마시는 맥주는 금물이다.

Humantay Lake

말의 수고와 맥주의 힘으로 도착한 호수. 아직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안개인지 구름인지 구분하기 힘든 묵직한 구름이 시야를 가리고 있었다. ‘설마 이대로 에메랄드 빛 호수를 보지도 못하고 돌아가는 것은 아니겠지?’라는 불안감이 엄습할 때쯤, 늘 날 따라다니는 날씨 요정은 다시 나에게로 찾아와 주었다. 대체 어떤 색의 물감을 풀어놓으면 저런 색깔이 될 수 있을까 싶은 에메랄드 빛의 호수가 내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사실, 69 호수에 비하면 사람이 많은 편이 아니라 더욱 만족스러웠던 거 같다. 우리처럼 69 호수가 체력적으로, 일정적으로 부담스러운 사람이라면 꼭 우만따이를 가볼 것을 강력 추천한다.



- 비니쿤카(Vinicunca)

일명 ‘무지개산’으로 불리는 비니쿤카. 페루 케추아어로 일곱 빛깔 산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 현재의 무지개산이라는 별명이 생긴 듯하다. 비니쿤카는 퇴적암의 침식작용 덕에 생긴 색색깔의 암석 및 모래가 이루고 있는 산으로, 날씨에 따라 밝은 비니쿤카의 찬란함 혹은 어두운 톤의 무지개 빛을 관찰할 수 있어 더욱 신비롭게 느껴진다.


그러나 누군가는 말했다. 매력적일수록 위험한 법이라고... 이는 연애 공식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뜬금없이 이 같은 말을 상기시키려는 이유는 비니쿤카 등산의 어려움을 알리고자 함이다. 아니, 경고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죽기 전에 꼭 가봐할 여행지 100곳(By.네셔널 지오그래픽 National giographic)’으로 뽑히기도 했던 비니쿤카는 쉬이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무려 높이는 해발 5200m에 해당한다. 비니쿤카의 경우, 물론 말을 타고 올라가는 찬스를 사용할 수 있지만 말이 올라가지 못하는 가파른 경사면을 꽤나 걸어 올라가 야하기 때문에 자신의 체력과 건강 상태를 한번 더 점검해 보길 바란다.

비니쿤카 오르는 길.
* 비니쿤카 트래킹 일정(단체 투어 80-100솔)
03:30 미니밴 버스 이용/숙소 픽업
07:00 조식 & 일정 설명
08:00 트래킹 장소로 출발
08:45 비니쿤카 트래킹
15:00 중식 후 쿠스코로 이동
19:00 쿠스코 아르마스 광장 도착

- 말 서비스는 보통 왕복 90솔, 편도 60솔에 이용하는 듯했다.
비니쿤카 유명 포토존

여기서 꿀팁이라면, 산을 따라 오르다 보면 정상 부근에서 양갈래로 갈라지는 길이 나온다. 나는 왼쪽 길에서 알파카와 사진을 후다닥 찍은 뒤, 오른쪽 길을 올라가 볼 것을 강력 추천한다.


왼쪽은 우리가 SNS에서 많이 보던 바로 그 장소. 소량의 팁을 주면 알파카와 재미있는 컨셉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여기서 관건은 수많은 인파 사이에서 붐비지 않는 것처럼 사진을 찍는 것!! 이는 의외로 간단하다. 사진을 찍는 사람이 조금 다리를 구부려 아래쪽에서 찍어주면 감쪽같이 내 몸이 방패막이가 되어 많은 인파들이 가려진 인생 샷을 완성할 수 있다. 물론 요즘은 간단하게 어플로 지울 수도 있지만 수작업을 귀찮아하는 나로서 가장 애용하는 방법!!


하이라이트는 오른쪽 길, 이곳에서 시작된다. 유명한 포토 스팟(Photo spot)을 가기 전, 오른쪽 길로 가면 훨씬 적은 인파 속에서 무지개 산의 경치를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 그저 당신은 아름다운 무지개산을 구경하다가 어디든 앉거나 서서 포즈만 취하면 된다. 찍는 대로 그 사진은 당신의 인생 샷이 되어줄 것이다.

인생 샷을 위한 패션 팁이라면, 비비드한 색의 망토를 활용해도 좋지만 여자의 경우-주황/붉은 계열 혹은 새하얀 색의 하늘하늘한 드레스, 남자의 경우-댄디한 셔츠 패션에 밝은 색상의 파나마(Panama) 스타일의 모자를 쓰는 것을 추천한다. 다만 춥지 않아야 가능하겠지만, 고산지대는 날씨가 좋아도 늘 서늘하다. 가벼운 옷을 여러 겹 껴 입는 편이 좋다.







* 고산지대 여행 갈 때, 챙겨가면 좋은 준비물

: 고산병 약, 보온병(+코카 민트 티), 올라가서 입을 얇은 여벌의 옷, 마스크(이동시 착용. 모래가 심히 많이 날린다.), 간단한 간식


* 위의 준비물을 챙겨가되 가방 속에 필요하지 않은 물품은 정리해서 최대한 가볍게 가져갈 것을 추천한다. 몸도 가누기 힘든데 짐이 너무 무거우면 더욱 고된 고산병에 시달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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