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여행
4번의 경유 비행 끝에 도착한 쿠스코. 그곳엔 머나먼 여정이라는 체력적인 극한과 소매치기를 비롯한 신변 위협의 난무함 속에서도 남미 여행과 사랑에 빠진 이들이 있다.
남미 대표 흑맥주인 Cusquena가 함께하는 저녁. 함께 묵고 있는 이들이 다 나와 둘러앉은 식탁엔 저마다의 이야기들이 안주처럼 쏟아지기 시작했다.
마추픽추로 가는 여정지, 리마에서 칼을 든 강도를 만나 겨우 목숨만 구하게 되었다는 여자,
자신의 삶이 너무 힘들게 느껴져 무작정 도망치듯 온 남미에서 고생 고생하다 보니 다시 돌아갈 용기를 얻어 3년만에 귀국행 티켓을 끊었다는 남자,
삶에 지쳐 사랑의 색이 흐릿해져 갈 때쯤 모든 것을 버리고 택한 세계 여행으로 제2의 신혼을 보내고 있다는 부부......
나로서는 상상도 못 할 산전수전을 다 겪고도 NO PAIN, NO GAIN이라는 말을 내뱉으며, 힘들기에 더 남미 여행이 값지고 위대하며, 위험하기에 내가 마주하고 있는 매 순간이 더욱 특별하다고 했다.
우여곡절을 겪고도 현재 진행 중인 자신의 여행에 대해 덤덤하게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이들을 보며 그들이야말로 ‘위대한 여행가’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페루 여행 中。27.04.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