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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녕씨 Jul 12. 2020

내가 애정하는 여행책 3권

 오로지 책으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여행 이야기




생의 절반 무려 30년을 인도를 여행한 작가의 인도 이야기, 엄마와 함께 세계 곳곳을 누빈 아들이자 여행가의 이야기, 그리고 시공간을 초월해  2020년 대한민국에서 여전히 유효한 익숙하지만 막상 실천이 어려운 묵직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양치기 청년 산티아고의 이집트 여행기, 내가 애정하는 여행책 세 권을 소개해본다.


           

류시화 작가의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인도의 남다른 매력 발견          




예전 회사에선 분기별로 도서 지원비가 나왔다. ‘어떤 책을 소장할까?’  분기가 끝나갈 쯔음 도서 리스트를 만들며 책 모으는 즐거움을 탐닉했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 이 때가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책을 가장 많이 구입한 때이다. 그 때 가까이 두고 싶어서 구매한 책이다. 덧붙이면 내가 유일하게 두 권이나 구매한 책이기도 하다. 바로 류시화 작가의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이다. 인도에 푹 빠진 저자의 인도 이야기가 담겨 있다. 가끔 기분 전환하고 싶을 때 이 책을 읽으면,  나도 모르게  ‘킥킥’ 소리 내며 웃고 있는 날 발견하게 된다. 그렇게 근심, 걱정이 스스르 자취를 감춘다. 여행을 떠나봤다면, 누구나 가질만한 생각들을 전복시키는 저자의 엉뚱하면서 남다른 에피소드가 참 인상적이다. 거기에 한국의 상식이 통용되지 않는 인도라는 나라에서 기인하는 삶의 지혜는 처음엔 당황스럽지만 시간이 지나면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주옥 같은 글귀가 많지만 굳이 딱 한 문장을 이 책에서 꼽아보면 “네가 배워야 할 것은 심각하게 목표를 달성하려는 자세가 아니라 아무것도 문제 삼지 않는 노프라블럼 No Problem 의 자세다. 그 때 넌 행복해질 것이다.”이다. 내가 인도를 꿈꾸고, 또 실제 다녀오게 된 건 순전히 100% 이 책 때문이다.  누군가는 가르침을 얻기 위해 고생만 하다 돌아가려는 작가에게 구루가 다가와 삶의 지혜를 알려주는 장면에서 이유 없이 눈물이 흘렸다고 하는데, 나는 이 책을 떠올리면 웃음, 유쾌함 같은 밝은 것들만 생각난다.





태원준 작가 엄마, 일단 가고봅시다




엄마, 일단 가고봅시다! ,엄마와 함께 떠난 세계 여행



퇴근 길, 서점에 들려서 책을 읽곤 하는데, 대부분은 시도에만 그친다. 왜냐면 좀처럼 책에 몰입이 안 되기 때문이다.  퇴근을 하면 하루를 다 살아낸 것 같은 기분이랄까. 그래서 진정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은 상태가 돼 버린다.  근데 이 책은 그런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책에서 손을 뗄 수가 없었다. 다음 이야기가 너무 궁금했고, 궁금해한 그 다음은 또 너무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서른의 아들과 예순의 엄마가 배를 타고, 중국을 가는 것을 시작으로 그들의 고단한(?) 여행은 닻을 올린다. 그리고 그 고단함은 개인적으로 엄마에 대한 걱정으로 이어졌는데, 다시 말하면 내가 알고는 경험 하고 싶지 않은 그런 거칠음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는 다음 날이 기대가 된다는 말로 이 거친 여행이 보이는 것 그 이상의 즐거움과 의미를 갖고 있음을 시사한다. 계획대로 고생 없이 다녀온 여행보다 계획을 비웃듯 고생했던 여행이 훗날 더 기억에 남았던 나는     이내 수긍하게 된다. 또 한정된 여행 경비로 최대한 많이 돌아다니고 싶은 저자와 쓸 곳에는 돈을 쓰라는 엄마의 가치관이 부딪히기도 하고, 모자라는 관계에서 비롯된 여러 가지 애증의 상황이 펼쳐지며 때론 고개를 끄덕이게 하, 때론 입이 딱 벌어지게 만들고, 때론 뭉클한 감동을 주기도 하며 다채로운 감정을 경험하게 해준다. 참고로 이 책은 중국, 대만  해외에 판권을 수출하기도 한.  또 더 아가  엄마, 결국은 해피엔딩이야, 엄마, 내친김에 남미까지 간하게 된다.  저자가 찍은 고퀄리티의 사진을 구경하는 재미는 덤이다.  




파울로 코옐료 연금술사

 연금술사, 소설이지만 여행책이라고 해도 손색 없는




미국 전 대통령 빌 클린턴, 배우 줄리아 로버츠, 성악가 조수미...... 유명인사들이 극찬을 한 책이다.  바로 파울로 코엘류의 연금술사다. 엄밀히 말하면 소설책이지만 나는 감히 여행책의 카테고리에 넣어볼란다. 세상을 여행하기 위해 신학자가 아닌, 양치기로서의 삶을 선택한 주인공 산티아고가 반복되는 꿈을 계기로 보물을 찾기 위해 이집트 피라미드로 떠난다. 피라미드로 가는 도중, 가진 것을 다 잃기도 하고, 근로의 고단함과 성취감을 느끼기도 하고, 새로운 사람과 교류하기도 하고, 목숨을 잃을 뻔한 위기를 겪기도 하고,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기도 하면서 한 마디로 순탄과 거리가 먼 여행을 해 나간다.   거기에 다시 이 모든 여정의 출발점인 낡은 교회로 돌아오는 결론은 꽤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군더더기가 없는 정말이지 한 부분도 놓치고 싶지 않은 밀도 있는 책이지만 그래도 딱 세 부분만 발췌해 봤다.  



이 세상에는 위대한 진실이 하나 있어. 무언가를 온 마음을 다해 원한다면, 반드시 그렇게 된다는 거야.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은 곧 우주의 마음으로부터 비롯되었기 때문이지.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는 게 이 땅에서 자네가 맡은 임무라네”



 "행복의 비밀은 이 세상의 아름다운 풍경을 놓치지 않으면서 숟가락에 담긴 기름을 잊지 않는 것에 있다네."



"우리는 사랑을 할 때, 지금 자신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 우리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할 때, 우리 주변의 모든 것도 더 나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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