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은 매일 떠오른다

희망: 클로드 모네 <인상:해돋이>

by 화정
클로드 모네 <인상:해돋이>


아침 출근길 버스 안에서 떠오르는 해를 보며 생각한다.

희망이란, 실패를 했음에도 다시 도전하는 것. 절망에서 떠올리는 것.




겨울이 조금씩 옅어지는 2월. 하루 해가 길지 않아서 오전 7시가 넘어야 일출이 시작된다. 평일이면 보통 버스 한 번은 갈아탔을 시간인데, 건물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다가 한강을 건너는 다리 위를 지나면 낮게 떠오르는 해를 볼 수 있다. 출근하는 길, 버스의 창문 너머로 해돋이를 볼 수 있는 것도 참 행운이다. 언제나, 몇 번을 보아도 아름다워 눈길을 사로잡는다.


해돋이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새로운 시작, 희망, 투지, 열정과 같은 긍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매년 새해가 될 때마다 각 해돋이 명소에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도 이와 같을 것이다. 자리에 앉아 잠시 눈을 붙이고 있다가도 한강을 지날 쯤이면 밝아오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밝음이 하루 내 마음에 자리 잡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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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가 묘사한 <해돋이>는 붉고 푸르다. 또렷하게 떠오른 태양과 바다의 색이 대조를 이룬다. 그림의 가운데에는 노를 저어 가는 배 한 척이 눈에 띈다. 해가 뜨는 아침에 바다로 조업하러 나가는 풍경이 단순하면서도 활기차 보인다.


바다와 맞닿은 하늘. 그림의 전면을 채우는 푸른빛은 새벽녘의 차가운 공기를 떠올리게 한다. 이제 막 밝아오는 새벽에는 특유의 공기 냄새가 있다. 크게 들이마시면 가슴이 시원하고 상쾌해지는 이른 아침의 공기. 남들보다 일찍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을 응원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림 속에서 저 멀리 떠오르는 태양은 또렷한데 먼바다의 풍경은 흐릿하다.

큰 상선처럼 보이는 실루엣이 있지만 자세한 형태는 알 수가 없다. 앞에 무엇이 있을지는 노 저어 나가 봐야 알 수 있다. 명확하게 보이는 것은 이제 먼바다로 나가기 시작하는 나의 배뿐이다. '미래'란 모습도 이와 같다. 밑그림을 그릴 수는 있지만 가 보기 전에는 전혀 알 수가 없어~라고 말해 주는 듯하다.

'원래 앞날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게 당연한데 왜 그렇게 걱정하고 안달을 내는 걸까.' 그럼에도 순간순간 일어나는 고민들은 어쩔 수 없다. 그래서 내가 할 일은 저기 배에 서 있는 사람처럼 오늘을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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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성공과 실패'가 아니라, '성공과 과정'이 있다고 한다. 실패에서 마침표를 찍지 않는다면 모든 일이 성공으로 가는 과정이라고 하지만, 그 사이사이에 마음이 무너지고 절망감을 느낄 때가 있다. 그럴 때 다시 주먹 쥐고 일어날 수 있게 희망을 불어넣을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래서 집의 현관에 해가 떠오르는 그림을 붙여두었다. 주변을 밝히며 떠오르는 태양. 나에게 떠오르는 해는 희망을 상징한다.


해돋이를 바라볼 때면 희망이 내게 다가오는 것처럼 보인다. 어스름한 하늘이 훤해지는 풍경에서 막연하지만 점점 밝아지는 미래를, 가슴 벅찬 시간을 맞이할 것이란 기대를 품게 해 준다. 긴긴밤을 지난 후에 아침이 맞이하듯, 지나간 숱한 시행착오를 뒤로하고 다시 해보라는 메시지이다.


아침 출근길 버스 안에서 떠오르는 해를 보며 생각한다. 희망이란 실패를 했음에도 다시 도전하는 것. 절망하는 마음은 뒤로하고 오늘은 새롭게 시작해 보라는 다독임이다. 눈앞이 깜깜해지는 일이 있어도 매번 날은 밝고 하루는 시작된다. 그러면 몸을 일으켜 그날을 할 일을 묵묵히 할 뿐이다. 희망이란, 절망 속에서 빛을 발한다.





그림 보며 글쓰기 질문
: 해돋이를 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감정에 대해
: 나에게 희망을 떠올리게 하는 것들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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