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하는 방법: 감만지, <일곱 살의 욕망>
어린 소녀가 두 눈을 꼭 감고 앉았다. 앙다문 입술과 다소곳한 앉음새가 꽤나 진지해 보인다. 파란 배경은 그녀가 꾸는 꿈을 보여주는 것 같다. 자유롭고 발랄한 소녀는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두 눈을 꼭 감은 소녀의 얼굴에서 나의 일곱 살이 떠오른다.
통통한 얼굴에 단발머리를 하고, 매일같이 동네골목을 뛰어다녔다. 세상엔 신기하고 재밌는 것들이 가득했다. 처음 보는 것은 손으로 만져보며 경험해보고 싶었다. 미숙했기에 더 용감하게 이곳저곳을 다니며 몸으로 부딪혀 보았다.
만약 그때 '하고 싶은 일을 써 보라'라고 했다면 이렇게 대답했을 것이다. "미술학원 선생님처럼 한 번의 터치로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한 번도 넘어지고 않고 달리기를 완주하고 싶어요", "티브이에 나오는 사람처럼 나도 그 안에 들어가고 싶어요" 등등 주변에 보이는 것들에 대해 멋있어 보이는 것들을 짚어내었을 것이다.
한 마디로, 참 단순했다. 원하는 것의 기준이 낮아서 즐겁고 행복한 일도 자주 있었다. 하루 종일 놀이터에서 모래성을 쌓은 날에는 일찍 잠들었다. 친구들과 만날 생각에 설레며 다음 날을 기다렸다. 아이들에게 배울 점은 이러한 단순함이다. 단순함은 심플하고 명확해서 힘이 있다.
그에 반해 어른은 복잡하다.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갔다. 무얼 하나 결정하는 경우에는 지금까지 배운 지식과 경험을 기준으로 저울질을 해봐야 한다. 그래서일까. 예전만큼 만족하고 즐거울 일은 자주 찾아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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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살처럼 단순하게 욕망하기를 바란다. 지금도 그러면 좋겠다. 걱정을 앞세우기보다 하고 싶은 것들에 집중하고, 무엇보다 욕망에 있어서 솔직했으면 한다.
단순하게 생각하려면, 단순한 말이 필요하다. '이거 재밌겠다!', '한번 해보고 싶다!', '나도 시도해 볼까?' 호기심이 생기는 것을 발견하면 이렇게 말할 줄 알아야 한다. 소위 '어른'이 되어서 이렇게 말한 적이 몇 번이나 있었을까. 그렇기에 의도적으로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요즈음 욕망하는 게 무엇인지, 어떤 상황에서 신이 나는지, 무엇에 열정을 가지는지... 일곱 살 소녀처럼 진지한 표정으로 물어보고 대답해 본다.
욕망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원동력이다. 자신의 욕망과 일치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때 삶이 만족스럽다. 나를 나답게 만드는 개성이 된다. 할수록 집중이 되고, 의욕이 생기고 , 포기심이 일어나는 쪽으로 몸과 마음을 기울이겠다. 그러다 보면 하루종일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나만의 놀이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누구에게나 빛이 난다. 서른일곱이든 마흔일곱이든 쉰일곱이든 인생의 어느 시기에 있든 사람은 꿈이 필요하다. 오랜 준비가 필요한 인생의 과업일 수도 있고, 다음 해의 여름 휴가지처럼 단기의 목표일 수도 있다. 현실에 두 발을 딛고 있지만, 한 편으로는 가슴이 벅찰 만큼 행복한 일들을 구상하며 아이같은 인생을 살아야지.
그림 보며 글쓰기
: 어린 시절 꾸었던 꿈에 대해
: 현실에 제약이 없다면 하고 싶은 일에 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