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결, 비교하지 않는 마음

by 화정

거울 속 자신이 마음에 드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특히 십 대, 이십 대에는 거울을 보면 항상 기준이 되는 타인의 얼굴이 있었다. '티브이 속 연예인처럼 눈이 크면 좋겠다. 저렇게 긴 다리면 아무 청바지 입어도 예쁠 텐데, 얼굴이 더 갸름하면 좋겠다.'… 외부의 기준에 따라 나의 외모를 평가했다. 물론 그럴 때마다 기분이 좋을 리 없다. 세상의 예쁜 사람과 비교할수록 나만 손해라는 걸 알면서도 미디어에서 강조하는 미의 기준에 자주 휩쓸렸다.


학교에서 성적별로 점수를 매기는 경쟁에 익숙했기 때문인지 늘 마음속에 비교 대상이 존재했다.

10대에는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가 컸고, 나중에는 직업, 성적, 경제적 환경 등의 잣대로 습관처럼 나를 저울질하고 있었다. 내게 없는 다른 사람의 장점을 ‘멋있다’고 생각하는 동시에 ‘나에게는 없는 것’이라는 단서가 붙었다. 비교는 내가 가지지 못한 것에 집착하게 만들었다. 없는 것에 집중하다 보니 나는 점점 작아졌다.


역시 사람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성장하는 걸까. 쇼핑 실패도 해 보고, 많이 입고, 많이 먹으면서 알게 됐다. 저 사람에게 어울린다고 해도 나한테는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나에게 어울리는 것들은 따로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30대가 되어 좋은 점 하나는 나를 잘 안다는 것이다.

적당히 유행을 좇으면서도 나의 체형과 잘 어울리도록 매치해서 입을 수 있는 경험치가 있다. 웜톤 쿨톤을 굳이 따지지 않더라도 내 얼굴엔 핑크보다 코럴색이 도는 립스틱이 어울리고, 치마보다 바지를 입을 때 다리가 조금 길어 보이고, 금색보다 은색 액세서리가 잘 어울린다는 데이터가 축적되어 있다. 비교가 의미 없는 이유는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30대가 된 나는 화려하지 않지만 단아한 내 모습 그대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지금은 거울 속 내 모습을 다른 누군가와 비교하지 않는다. 내 얼굴의 안색과 눈동자의 생기를 살피면서 컨디션을 확인하다. 사람마다 가진 고유함이 다르기에 비교 자체가 다르다는 걸 안다.


나무마다 결이 있듯 사람에게도 결이 있다. 겉모습이나 음성, 행동거지에서 보이지 않는 무늬가 그려진다. 마음속 깊은 곳에 품은 생각의 뿌리가 눈빛과 표정과 말소리를 통해서 퍼진다. 좋은 결로 세상과 소통하고 싶어 일상에서 내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살피고, 투박한 부분은 다듬어 가며 조금씩 사포질을 한다. 일어나 옷매무새를 단정히 하고 허리를 곧추 세운 자세로 걸으려고 노력한다. 꾸준히 운동하고, 책 읽고, 강연을 들으며 단련을 해 나간다.


나 자신을 사랑하려면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이해하는 것이 먼저다. 관심을 갖고 들여다볼수록 나를 위로할 줄도 알고, 꾸밀 줄도 안다. 스스로가 나의 결을 다듬는 데 집중한다. 우리 모두가 유일한 사람이기에 비교하는 마음은 내려놓는다.